김영집(사진) 삼성전자 B2B개발팀 상무는 최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2년간 녹스가 미국 국방성에 이어 중국, 영국, 핀란드 정부로부터도 (보안규격 인증심사를 통과해) 판매 승인을 받았고 현재 독일, 프랑스 등 몇 개국에서도 정부 인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가 IBM, 맥아피,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독식하다시피 해온 기업용 모바일 보안 솔루션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모바일보안 소프트웨어들은 여러 종류가 있었으나 각각 기능이 파편화된데다가 스마트폰 등의 정보처리 용량을 많이 쓰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겹으로 보안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솔루션이 바로 녹스이다. 당시 개발팀을 진두지휘한 이인종 부사장은 “기왕 할거면 세계 최고로 만들자”며 세계 최고의 보안기준을 갖춘 미국 국방성의 모바일보안 규격에 맞출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과 스페인 주요 은행이 최근 녹스를 채택하는 등 기업용 모바일 보안제품 시장에서 녹스 수요가 늘고 있다. 김 상무는 “녹스를 개발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기획-개발-판매-사후서비스에 이르는 과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중소기업 등 협력업체들을 육성해 기업용 보안솔루션 분야의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압(SEAP)이라는 파트너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참여사가 수 백 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녹스의 성공은 삼성전자에게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성장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세계적으로 기업과 정부기관의 업무용 스마트폰 구입이 늘고 있는데 그만큼 스마트폰 보안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앞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최소 30% 이상이 기업용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녹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기업에 팔면 해당 휴대폰 단말기 판매수입 이외에도 녹스의 라이선스와 서비스 판매에 따른 매출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리서치폭스와 마켓츠 앤 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 보안시장 규모는 약 14억 달러였으며 오는 2019년에는 약 5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물인터넷(IoT)시대의 도래도 기회다. 김 상무는 “IoT 시대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온갖 사물들이 연결돼 개인이 미처 인식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개인정보들을 수집해 네트워크에 올려 해당 기기들에 대해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안 능력이 요구된다”며 “웨어러블과 같은 매우 작은 기기들까지도 지능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도록 특화된 녹스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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