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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와 따로 노는 체감경기] 소비 늘었다는데 지갑 닫고

9월 소매판매 전년 동월비 5.5%↑



정부가 소비 중심의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지갑은 별로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승용차 판매와 추석으로 인한 음식료품 판매 증대 효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품목군에서 소비가 뒷걸음질하는 모습이다. 인위적 부양책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반영되는 10월에는 지표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여 착시효과로 경기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5%, 전월 대비로는 0.5% 각각 증가했다. 정부는 전체 평균을 근거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로 인해 급격히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품목별로 들여다보면 착시효과에 가깝다. 국산 승용차의 판매는 급증했다. 9월 국산 승용차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수입차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산차가 개소세 인하라는 호재로 판매가 급신장하면서 전체 승용차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21% 늘었다. 추석효과로 음식료품 판매도 급격히 늘었다. 월평균 16조원을 넘는 규모의 비내구재 판매액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음식료품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하지만 승용차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군은 전년 대비 성장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다. 가계의 소비여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는 판매 증감률이 -2.3%로 메르스 충격이 컸던 6월(-8.3%) 이후 내리 4개월 하향세다. 통신기기 및 컴퓨터는 4.1%, 서적·문구도 9.1%가 각각 떨어졌다. 다만 차량 연료의 경우 물가 하락 부분을 반영하면 8.8% 늘었다. 쉽게 말해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제조업의 재고 증가폭이 커진 것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9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4% 늘었지만 재고는 7.6% 증가했다. 재고지수도 141.9(2010년 기준 계절조정지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10월에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준내구재의 판매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인위적 부양효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통계의 착시효과에 따른 정책판단의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소득증대 등 가계의 소비여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는 한 소비가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책이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 부문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자동차를 올해 사면 내년에 또 사겠냐. 정책효과가 사라지는 내년 1·4분기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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