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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역사 교과서' 국민에 직접 호소… 정공법으로 국정 주도권 잡기

국정화 논란 밀리면 국가혁신 차질 판단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에서 행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비정상화의 정상화' 차원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목소리 톤은 높았고 어조는 단호했다.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국정화=친일·독재 미화' 프레임을 허물면서 국민들에게 국정화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직접 호소하는 형식을 취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정공법으로 정면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박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등을 돌린다면 국가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정화 당위성, 국민여론에 호소=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불가피하다며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국정화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은 재고의 가치가 없다며 국민들이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의 '최후 보루'가 돼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며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국정화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피력한 것은 국민 여론을 되돌려 4대 부문 구조개혁, 공기업 혁신 등 국가개혁 작업에 추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화 논란 국면에서 밀리면 조기 레임덕에 빠져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박 대통령 국정철학의 핵심인 '원칙'을 내세워 야당을 압박하는 한편 국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국민'이라는 단어를 26회나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제가 추진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는 사회 곳곳의 관행화된 잘못과 폐습을 바로잡아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도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층 결집…내년 총선 주도권 겨냥=박 대통령이 국정화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은 정국운영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내년 총선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국정화=친일·독재 미화' 프레임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미래세대를 위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국민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 문화적·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고 민족정신이 잠식당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결국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수층을 결집해 국정운영의 추진력을 확보하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국정화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한 것은 이 같은 의지에 복선(伏線)을 깐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우세할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가개혁 작업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국정화 카드'가 부메랑이 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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