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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강달러에 위험자산 가격 하락… 신흥국 투자자금 일부 이탈 불가피

미국 금리인상이 가져올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시장과 꾸준히 소통한 결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잠잠한 모습이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지만 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금리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과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가 시행되면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완화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미국 금리의 상한선도 0.75%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나 홀로' 호조,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10년 만에 시행되는 금리 인상 충격을 확산시키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가격 하락, 신흥국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내내 미국 금리 인상 이슈에 시달려와 새로 부상한 이슈는 아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처음 금리를 올리는 만큼 금융시장에 적잖은 변동성을 유발할 요소임에는 틀림없다"고 평했다.

◇ 돌아온 강달러=12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화하자 지난달 중순부터 달러 강세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되고 신흥국 정책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9월 중순 이후 두 달 가량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이다 최근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더불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부양책이 올해가 아닌 내년 하반기에나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들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지수가 지난 3월에 기록했던 고점(100포인트) 수준에 근접했다"며 "달러지수가 9개월 만에 100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이 충분해 신흥 금융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들의 통화는 약세를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경기 회복세가 견조하지만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CB의 통화정책은 유로화 대비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이며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 효과가 희석되며 내년에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 통화가치도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금리가 오른 뒤에도 신흥국 통화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경기 불안감 속에 강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기태 연구원은 "원자재 수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신흥국의 경제 체력(펀더멘털)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00년대 중반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나타난 브라질 헤알화와 러시아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의 대세 상승은 재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3·4분기까지 브라질 헤알(-46.4%), 인도네시아 루피아(-19.3%), 터키 리라(-30.4%), 말레이시아 링깃(-27.5%)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폭락했다. 최근 정치·재정정책 등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이들 통화가치가 반등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선진국·안전자산 투자 선호=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주요국 경제전망이 미국을 제외하면 올해와 유사하게 저성장·저물가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 양적 완화 정책의 영향 감소,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과 일본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해 양적 완화를 추가로 진행한다면 미국·유럽·일본 등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제유동성 위축, 선진국 증시의 박스권 전망 등으로 내년에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 이라며"'채권>주식>원자재>리츠' 순으로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위험 채권으로 분류되는 하이일드채권 수요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선진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미국 하이일드채권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우울한 원자재 시장=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 가격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가격은 지난달 9일 온스 당 1,100달러를 밑돌기 시작한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 23일 온스 당 1,066.8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는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고해지면서 금 가격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 금리인상 이슈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금 가격은 당분간 반등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리와 원유 역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구리와 원유 등이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구자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급락세를 보였던 원자재 시장이 연말에도 요동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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