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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모델 늘고 고객 저변 확대… 판매량 첫 20만대 넘어 '고공행진'
단일 모델로는 티구안 2.0 TDI 1위… 브랜드별로는 BMW 1위 수성할 듯
작년보다 135%↑ 푸조 약진 돋보여
하이브리드차·SUV 관심 높아지며 내년 판매량도 25만대 이상 전망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총 21만9,534대의 수입차가 팔려 판매량이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9,239대)보다 22.5% 증가했다.
폭스바겐그룹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파문에도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내수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가입된 수입차 브랜드는 25개로 지난 10월 기준 총 505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 차량도 있지만 3,000만~4,000만원대 모델이 늘면서 수입차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연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는 차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 들어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인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를 비롯해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가 1만대 넘게 팔렸고 벤츠 S클래스와 BMW 3시리즈도 11월까지 9,000대 이상 판매됐다.
◇연 1만대 판매 차종 속속 등장=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다. 11월까지 총 1만7,017대가 팔렸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전체 판매량(4만2,044대)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E클래스는 6,020만원인 E200부터 1억3,450만원인 E63 AMG 4매틱까지 총 15개의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11개의 세단 및 고성능 모델, 4개의 쿠페 및 카브리올레 모델을 구비했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끈 차종은 E220 블루텍 아방가르드다. 11월까지 4,169대가 팔렸다. 벤츠의 차세대 변속기인 자동 9단 변속기 9G-트로닉이 적용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갖췄고 연비도 ℓ당 15.5㎞로 높다.
E클래스와 동급 세그먼트에서 쌍벽을 이루는 BMW의 5시리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총 1만4,583대(M5 포함)가 팔려 E클래스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세대 모델은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 넘게 팔렸다. 520d가 5,921대 판매돼 5시리즈의 대표주자임을 재확인했다. 5시리즈는 내년에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E클래스와 판매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스트셀링 3위는 아우디 A6가 차지했다. 11월까지 총 1만1,686대가 팔렸다. 4·5위 차종도 벤츠와 BMW에서 나왔다. 벤츠 S클래스는 11월까지 총 9,458대가 팔렸다. 월 500대 이상 판매되고 있어 올해 1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하다. 대당 가격이 2억원을 넘는 마이바흐는 총 836대나 판매됐다. BMW 3시리즈는 총 9,009대가 팔려 5위를 차지했다. 9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8,269대)은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다.
◇BMW, 벤츠 제치고 1위 수성 전망=브랜드별로는 BMW와 벤츠 간 1위 다툼이 치열했다. BMW는 지난달까지 총 4만2,653대를 팔아 벤츠(4만2,044대) 판매량을 600대가량 앞서고 있다. BMW는 10월 벤츠에 추월을 허용했으나 지난달 4,217대를 팔아 3,441대 판매에 그친 벤츠를 다시 앞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BMW가 1위 수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사태에도 올해 3만3,143대를 팔아 지난해 총판매량(3만719대)을 이미 넘어섰다. 폭스바겐그룹에 소속된 아우디도 2만9,651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5위는 지난달까지 9,345대를 판매한 포드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는 지난달까지 3,361대가 팔린 익스플로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푸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푸조는 11월까지 총 6,678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35%나 판매량이 늘었다. 크로스오버 차량인 2008(3,997대)이 잘 팔린 덕분이다.
독일 차의 강세 속에서 일본 브랜드들도 나름 선전했다. 닛산(5,117대)은 전년동기(3,717대) 대비 37.6%나 판매가 늘었고 렉서스도 지난달까지 6,799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4% 증가했다.
슈퍼카 판매가 급증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수입차 저변이 확대되면서 고가 차량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세라티는 올해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등을 886대나 팔았고 페라리도 89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당 가격이 4억원을 넘는 롤스로이스는 54대, 람보르기니는 4대가 팔렸다.
◇내년 수입차 판매량 25만대 넘을 듯=내년에도 수입차 판매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이 3,000만~4,000만원대 엔트리급 차종을 속속 들여오면서 국산차와의 가격차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입차 구매층이 젊어지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27.1%였던 30대의 수입차 구매 비율은 올해 37.7%로 1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20대도 같은 기간 6.5%에서 7.6%로 소폭 올랐다.
올해 수입차 총판매량은 약 23만5,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내년 수입차 판매량을 올해보다 8.5% 늘어난 25만5,000대로 전망했다. 올해 수입차 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20% 넘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인 전망치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태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MW가 내년에 하이브리드차를 대거 출시하기로 예정돼 있는 등 친환경차 시장을 놓고 독일과 일본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SUV 시장도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벤츠는 내년 SUV 판매량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개별소비세 인하 같은 호재가 있어 수입차가 20% 넘는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내년에는 예년과 같은 성장률을 기록하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수입차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딜러망과 서비스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어 내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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