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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입니다. 영업력이 깜짝 놀랄 만한 수준입니다."
KDB대우증권의 예비실사에 들어간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의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럴 줄 짐작은 했지만 맨파워가 확실한 회사"라는 실사팀의 평가에 대우증권 임직원들만큼이나 인수후보 측의 임직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곧바로 강력한 내부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이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직접 나선 경영 설명회에서도 대우증권의 법인영업 부문과 채권운용 부문 등의 경쟁력이 부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사장은 이에 대해 "대우증권의 기업문화와 능력을 정확히 전달하려면 공채 출신으로 평생을 대우증권에 몸담아온 사람이 직접 설명하는 것이 맞다"며 "다른 증권사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대우증권의 내부문화를 나름대로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홍 사장이 경영진 설명회를 마친 후 대우증권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채권 부문에 대한 실사자료 요청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측 입장에서 인수 후에도 독립법인으로 각각 생존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우증권의 채권운용 전략을 확실히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인수후보 측 실사팀 관계자는 "법인영업의 경우 같은 자산을 가지고도 대우증권과 수수료차이가 10bp(1bp=0.01%)이상 차이가 났다"며 "맨파워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우맨'이라는 정체성과 자존심도 인수후보들에게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체제 속에서도 줄곧 대우증권 출신이 경영을 담당해왔다"며 "'대우맨'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합병(M&A) 이후에 대우증권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키기 위해서 인수자도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 마감일은 오는 21일로 우선협상대상자는 24일 최종 선정하게 된다.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21일까지 인수금액과 자금 조달방안, 경영 계획 등 구속력 있는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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