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동산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하나은행 별관 매각을 위해 젠스타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하나은행 별관은 지난 1999년 하나은행이 보람은행을 흡수 합병한 후 20년 가깝게 소유하고 있는 빌딩이다. 지하 3층~지상 16층, 연면적 1만 3,244㎡인 이 건물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금융투자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을지로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빌딩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이 상징성이 큰 을지로 별관을 내놓는 것은 2017년 을지로에 신축빌딩이 완공되면 부동산 자산이 더 불어나는데다, 외환은행 통합 등으로 급속히 커진 덩치에 비해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408조 4,000억 원에 달하지만 연간 순익은 1조 5,000억원을 돌파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자산규모를 갖춘 신한금융이 지난해 3·4분기까지만 2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낸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금융그룹은 자산이 클수록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데, 현 시점에서 하나금융의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하면 자본을 적게 쓰면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라는 부분”이라며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 매각 외에도 대기업과 관련한 익스포저를 지난해 한해 동안에만 6~7조 원 가량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이와 더불어 양행 통합으로 중복되는 점포들은 오피스텔 등 임대주택으로 개발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이 같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는 대기업 여신이나 외환 쪽 영업 모델만 갖고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반영돼 있다. 자산 매각으로 몸집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은행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여신 비중은 28.4%로 연초보다는 상당폭 줄였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KEB하나은행 통합 이후 활동 고객수가 약 20만 명 가량 늘어나는 등 통합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경쟁사들의 영업력은 더 쟁쟁하다.
하나금융은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강했던 PB(프라이빗 뱅킹) 분야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한편, 외환거래 쪽 전문성을 중소기업 영업과 결합해 중소기업 맞춤형 CIB(기업투자금융)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PB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기존에 대기업한테 해주던 외환 서비스 등을 중소기업 등으로 확대해 충성 고객을 끌어올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나금융의 을지로 신축 빌딩은 지하 6층, 지상 26층, 연면적 5만4,038㎡ 규모의 업무시설로 2017년 6월 완공 예정이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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