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前 대법관 인터뷰 '나의 험지 출마로 他후보 부담 덜어'

"제가 험지 출마를 결정하면서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들이 부담을 덜고 파이팅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 지도부의 험지 차출 요구를 전격 수용해 최근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안대희(사진) 전 대법관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공후사(先公後私)가 내 인생관인데 이번에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실천한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대법관 스스로 '총대'를 메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당으로부터 함께 험지 출마 권유를 받은 명망가들이 원하는 지역구에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얘기다. 실제로 막판에 수도권 출마를 결정하기까지 안 전 대법관 역시 당 지도부와의 의견조율에 차질을 빚으면서 새누리당의 험지출마론 자체가 난관에 봉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 때문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갖가지 분란에도 불구하고 낭떠러지에서 지푸라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안 전 대법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내가 (험지 출마) 이슈를 모조리 가져가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도 일정 부분 일조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안 전 대법관은 당내 예비후보와 현역 의원 등을 의식한 듯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험지에 나와 보니 너무 힘들다"며 "미래를 가정하는 얘기는 하지 말자"고 손사래를 쳤다.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남아 있는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마포갑은) 정말 100% 국민 여론조사가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19대 국회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투로 실망감을 표현했다. 안 전 대법관은 "최근에 마포 아현시장을 둘러보니 국회에 대한 민심이 너무 싸늘하더라. '의원들 주는 월급이 아깝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20대는 '일을 제대로 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19대 국회의 오명을 벗기는 주역이 되겠다"고 호언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