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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892년작 '언제 결혼하니?'가 카타르 부호에게 3억달러에 팔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주인공으로 등극한 폴 고갱(1848~1903). 원래 그는 증권과 주식 중개인이었지만 어려서부터 간절했던 화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인상파와 교류하다 뒤늦게 본격적으로 화가가 됐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고갱의 약점이었지만 오히려 그는 아카데믹한 화풍의 부담에서 벗어나 혁신적 인상주의로 그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고갱은 1884년 이곳 루앙으로 옮겨와 선망의 대상이던 카미유 피사로에게 그림지도를 받았다. 1년이 채 안 되는 '루앙 시기'에 고갱은 대략 30점의 작품을 완성했는데 대부분 이 같은 풍경화였다. 고갱은 주변의 정원·숲길·언덕을 오가며 그림을 그렸고 계절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 이미지를 탁월하게 포착했다. 한여름 풍광을 그린 이 작품은 규칙적인 듯한 붓질이 어느 틈에 뒤섞여 흐르는 것이 매력적이다. 하늘의 푸른색과 녹색·갈색·노란색 등 몇 안 되는 색을 사용했음에도 풍경은 더없이 풍성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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