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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 CJ '이재현 공백' 넘을수 있을까

물러난 이재현 회장 대신에 신현재·허민회 등기이사 선임

강력한 리더십·결단 어려워 "지배구조 개편 불가피" 관측도

이재현 CJ 회장

구속수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 내 등기이사직을 모두 사퇴하면서 '선장 없는 CJ호'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J는 각 계열사를 이끄는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해 차질 없이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4일 CJ그룹에 따르면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이 회장 대신에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과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등기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자 지주사인 CJ주식회사와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까지 내려놓은 것이다.

이 회장은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3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후 2014년 CJ E&M, CJ오쇼핑, CJ CGV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지난해에는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자 사퇴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마저 떠나면 CJ그룹 내에서 이 회장의 공식 직함은 없어지고 최대주주 지위만 남게 된다.

CJ그룹은 구속수감과 건강악화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가 예정된 수순이었던 만큼 계열사 대표가 주도하는 책임경영 체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의 공백으로 4년 가까이 그룹의 성장동력이 차질을 빚었지만 내실 위주의 비상경영이 아닌 공세적인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도 수정 없이 추진한다.

한동안 제동이 걸렸던 인수합병 행보가 올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도 청신호다. CJ제일제당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2위 바이오업체 메이화성우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CJ CGV도 터기 최대 극장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흥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CJ대한통운도 숙원사업이었던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택배물류센터를 경기 광주에 3,800억원을 들여 짓기로 하는 등 계열사별 투자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CJ그룹 내부에서조차 계열사별 책임경영이 이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식품에서 출발해 유통·바이오·문화·외식·물류·극장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CJ그룹이기에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결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CJ는 이 회장 구속 이후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이 참여하는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그룹의 주요 전략을 결정해왔지만 최근 이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대법원 최종 판결도 변수다. 앞서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회장이 최종 판결에서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건강악화로 당분간은 치료에 전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는 CJ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CJ 관계자는 "총수 공백으로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핵심 역량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우선인 만큼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개편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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