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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또 커제에게 무릎꿇어

지난 1일 중국 상하이 상하이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로 참석한 이세돌 9단, 커제 9단, 이야마 유타 9단(왼쪽부터)이 나란히 서서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연합뉴스




오는 9일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을 앞둔 이세돌 9단이 또 중국의 커제 9단에게 패했다. 이세돌 9단은 5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대국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243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커제 9단과의 통산 전적도 2승 8패로 벌어졌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 기사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 농심배에서 이세돌 9단은 한국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8단, 중국의 렌샤오 7단, 일본 최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을 모두 꺾고 커제 9단과의 최종국에 나섰다. 이세돌 9단은 최종국에서 빠른 속도로 커제 9단을 초반부터 몰아 부쳤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커제 9단에게 유리해진 형세를 뒤엎지는 못했다.



이번 농심배는 지난 2005년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재현할 기회로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홀로 남아 중국과 일본 5명의 기사를 모두 꺾고 한국에 최종 우승을 안겨줬던 이창호 9단의 모습은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응답하라 1988’에서 소개될 정도로 당시 큰 화제였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던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에게는 넘기 힘든 큰 산이었다.

이제 시선은 9일 시작하는 ‘알파고’(AlphaGo)와의 대결로 옮겨간다. 농심배 최종국에서 우승을 차지 했다면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과의 대결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패배를 극복하고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웃을 수 있을지 바둑팬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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