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 3국에서 흑돌로 시합을 개시했다. 이세돌은 초반부터 기선을 잡기 위한 공세적인 바둑으로 밀어붙였고, 알파고는 기존의 기보에는 없는 새로운 수들을 던지며 접전을 폈다.
이세돌은 우상귀 화점으로 첫 돌을 놓았고 1분여 뒤 알파고가 우하귀에 화점으로 맞섰다. 해설자들은 알파고의 첫 수에 대해 도저히 인간이라면 두지 않을 수라며 그림의 모양(기보의 전체적 모양새)이나 정석 기보를 중심으로 사고하기보다는 확률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보다 안전한 수를 찾는 컴퓨터의 특성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세돌이 좌상귀 소목으로 세번째 수를 두자 좌하기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세돌의 초반 승부욕은 5수째부터 본격화했다. 그는 다섯번째 수에서 날일자로 조상귀를 펼쳤고, 알파고가 대응수를 두자 이세돌은 다시 상변에 중국식으로 포석을 놓는 전술로 밀어붙였다. 알파고는 우상귀를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자로 굳히는 새 포석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세돌은 지난 두 차례의 패인을 동료 기사들과 적극 연구해 세번째 대국에선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전술을 펼쳤다. 알파고 역시 기존 두번째의 대국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이며 의표를 찌르기도 했다. 특히 30번째수에선 흑돌에 대응해 약 10초만에 백돌을 둬 해설자들을 놀라게 했다. 알파고는 그간 한 수를 두기 전에 보통 1분 이상의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대국은 백돌을 두는 기사에게 덤으로 7집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둑에선 선수를 놓는 흑돌측 기사가 유리하므로 백돌측 기사에게 핸디캡을 만회해주기 위한 중국식 규칙을 적용한 경기다. 알파고의 바둑 프로그램은 중국식 규칙을 기준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이 같이 방식이 적용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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