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측은 “정부·여당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어업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없이 단편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새정연이 정치적 명분을 위해 외부적으로 내걸고 있는 ‘핑계’에 불과하다. 새정연의 원내 대표단은 이미 국회법과 세월호 특별법, 전월세 상한제, 특수활동비 예산삭감 등을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새정연측은 앞서도 3~5세 무상보육인 누리과정 사업에 대한 국고지원과 청년 일자리 예산 증액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여야간 협상은 정치적 타결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거래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새정연이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제기하고 있는 연계 조건들은 이미 적성수준을 넘어서는 ‘강짜’ 며 ‘몽니’ 수준이다. 그러고도 새정연 측은 “모든 상임위와 예결위 일정 등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며 국회 일정을 거부할 수 있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특히 경제살리기를 위해 한중 FTA의 조속한 비준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이를 계기로 각종 예산과 끼워넣기식 입법 민원을 요구하는 것은 정상으로 보기 힘들다.
다행스러운 점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30일 오전 1시까지 이어진 밤샘 협상을 통해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연은 30일 오전 11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추인을 시도한다니 일단 반갑다. 여야 의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밤샘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한 여야 원내지도부의 충정을 헤아려 비준에 차질이 없도록 협력하기를 바란다. 한중 FTA 비준은 새정연이 국민에게 책임 있는 정당으로 각인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새정연이 진정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겨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면 더더욱 소통과 양보,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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