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코스코(COSCO·중국원양해운)그룹이 주도한 새 해운동맹에 참여하지 못한 해운업체 대표들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와 만나 새 해운동맹 구성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10일 보도했다. 윌리엄 도일 FMC 위원은 “대표들과 만나는 당일 새 해운동맹 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회의에 참여하는 해운사의 이름과 수는 밝히지 않았다. WSJ는 “독일 하팍로이드와 한국의 한진해운 등은 해운업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들이 해운동맹에 포함될지 관심”이라고 전했다. 해운동맹은 화물용 선박과 항만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일종의 동업 관계로, 전 세계 주요 항로를 과점하고 있는 해운동맹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실상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2M·CKYHE·G6·O3 등 네 개 해운동맹이 장악한 글로벌 해운시장은 지난달 코스코 그룹이 CKYHE를 이탈해 프랑스의 CMA CGM, 홍콩의 OOCL, 대만의 에버그린 등과 함께 새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를 결성키로 하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CMA CGM와 코스코는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3, 4위 해운업체다. 코스코는 차이나시핑을, CMA CGM은 싱가포르 선사 넵튠오리엔트라인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오션 얼라이언스는 35~39%의 점유율을 확보, 최대 동맹인 2M와 맞먹는 양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동맹체제를 가동한다.
M2와 오션 얼라이언스에 포함되지 못한 해운업체들이 이번에 새로운 해운동맹을 추진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체제 개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실제로 독일의 하팍로이드는 두바이의 UASC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업체들의 이탈로 규모가 쪼그라든 CKYHE와 G6에 속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새로운 동맹에 참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WSJ는 최근 해운업계 업황이 좋지 않다면서 대형 해운사라도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동맹에 편입되지 못하면 소외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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