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인 A양은 최근 숙제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문제를 읽고 답을 찾는 것을 그저 보여주는 방송인데, “몇 학년이냐”, “무슨 숙제 풀고 있냐” 등의 질문이 채팅창에서 쏟아진다. A양은 중간중간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질문에 답한다. 그는 “숙제하는 것을 그냥 보여주고 싶었다”며 “혼자서 하면 심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시간 동영상 생중계 플랫폼 시장에서 10대가 소비자이자 창작자로 부상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슬러시, 판도라TV의 ’플럽‘ 등 플랫폼에 10대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을 소재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학교 가방 싸기부터 수다, 책상 정리, 방 청소, 화장 등 평범한 내용을 주제로 실시간 생중계가 이뤄지고 있다. 아프리카TV, 다음TV팟 등 기존의 플랫폼들이 게임, 먹방 등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인 것과 대조적이다. 1인 방송을 주로 시청했던 10대가 일상을 공유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행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0대의 35.1%가 1인 방송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전체 연령층이 16.9%인 데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대들은 1인 방송 시청 경험이 많은 만큼 이같은 방송이 전혀 낯설지 않은 세대”라며 “자신의 일상을 1인 방송을 통해 공유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관계자 역시 “무슨 이런 것까지 생중계한 싶을 정도로 일상적인 내용을 모르는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게 10대들 사이에서 최근 트렌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슬러시는 19일 구글 앱 장터 설치 건수를 기준으로 소셜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출시해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은 반면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10대 이용자들은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플럽은 현재 생중계 방송 창에 다양한 색깔의 별, 하트 등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전체 유료아이템 결제자의 70%가 10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출 기준에서 소셜 부문 90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의 슬러시는 유료 결제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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