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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자금 대이동' 임계점 다다랐다

■ 배당수익률, 기준금리 첫 추월할 듯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 높고

주식보다 안전성 부각으로 배당주·가치주 펀드에 돈 몰려

적극적 배당확대정책도 한몫

증권사에 투자 문의 잇달아


서울 강남에 사는 김모(58)씨는 연말이 되면 만기가 돌아오는 5,000만원짜리 은행 예금이 있다. 김씨는 이 돈을 새로운 은행 예금상품에 다시 넣어둘까도 생각해봤지만 예금금리가 주식의 배당수익률에 못 미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다른 금융 상품을 찾기로 했다. 그는 결국 집 근처 한 증권사 WM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뒤 '고배당 랩'에 투자하기로 했다. 보통 주식 등에 분산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수익률이 은행 이자보다 월등한데다 배당 랩의 경우 우량주에 주로 투자해 일반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보다 안전하다는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 때문이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를 앞지르는 현상이 눈앞의 현실이 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과 펀드 등 금융상품으로 대거 움직이는 '머니 무브'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유가증권시장의 우량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상장사들의 올 배당수익률이 최고 1.61%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 1.5%는 물론 시중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금리(1.30~1.80%)에 맞먹거나 웃도는 수치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내려가거나 금리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당분간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수익률의 사상 첫 예금금리 역전 현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확대 정책이 기폭제가 됐다. 올해 정부는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비롯해 배당수익에 대한 소득세 감면을 골자로 하는 '배당소득증대세제'와 정부 지분이 있는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오는 2020년까지 40%로 늘리는 '공기업 배당성향 40% 목표 제시' 등 다양한 배당 장려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함께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에 사용하는 등 배당성향을 글로벌 경쟁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의 현대차는 올 7월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연이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으면서 배당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배당수익률에도 밀리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일선 증권사 WM센터에는 기존 은행권의 확정금리형 상품에서 투자처를 옮기려는 자산가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예금 금리보다는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한 배당주 펀드나 배당 랩어카운트, 채권혼합형 펀드 등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1년 이상 운용한 배당주 펀드(혼합형 펀드 포함) 설정액은 올해 들어 1조8,510억원이나 늘었다. 또 신영증권이 10월 출시한 '플랜업 포커스 배당 랩'의 경우 출시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재연 대우증권 PBClass 갤러리아 이사는 "예금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가진 배당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예금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이와 관련한 고객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자금도 안전하면서도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 역시 계속되는 저금리로 자산관리비용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결국 자산 리밸런싱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면서 시중예금의 수익률은 사실상 0%대"라며 "결국 2,300조원에 달하는 가계 금융자산 중 상당 부분이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박성호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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