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백화점에서 사고 싶은 의류의 실물을 확인하고, 착용도 해 본 후 구입은 모바일쇼핑으로 한다. 그는 “모바일쇼핑으로 청바지를 사면 백화점보다 적어도 3~4만원이나 저렴하고 쿠폰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모씨는 “실물을 확인도 안 해 본 상태에서 사는 것은 불안해 일단 백화점에 들러 착용을 해보고 내게 맞는 사이즈를 확인한다”며 “제품 품번을 사진 찍은 뒤 모바일로 주문한다. 백화점에는 눈치가 보이지만 가뜩이나 지갑도 얇아지는 마당에 똑같은 제품을 백화점에서 돈을 더 주고 사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김 모 씨와 같이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모바일 쇼핑액이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 판매액을 앞질렀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휴대폰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모바일쇼핑액은 올 들어 5월까지 12조 9,552억원으로 백화점 판매액(12조 3,276억원)을 웃돌았다. 모바일쇼핑액이 백화점 판매액을 역전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모바일이 24조 4,645억원으로 백화점(28조 9,087억원)에 4조원 넘게 못 미쳤다. 2014년에는 모바일이 14조 8,698억원으로 백화점(29조 965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전통 소비처인 백화점을 신흥 소비패턴인 ‘엄지족’이 앞지르며 소비패턴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이는 백화점 특유의 높은 가격, 모바일 쇼핑의 편의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백화점 판매액에는 점포 임대료, 인건비 등이 포함돼 모바일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반면 모바일 쇼핑은 저렴한 가격에다 원하는 물건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실제 모바일 쇼핑액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의 모바일 쇼핑액은 2조 6,9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7% 급증했다. 전체 소매판매액이 5.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다. 지난해 전체 모바일 쇼핑액도 2014년보다 64.5%나 늘어나 전체 소매판매 증감률 2.2%을 압도했다. 경기 부진,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소비 위축 등에도 모바일 쇼핑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5월 한 달 간 모바일 쇼핑을 품목별로 보면 여행 및 예약서비스 지출이 가장 많았다. 총 4,331억원이 지출돼 전체 소비액의 16.1%를 차지했다. 다음은 의복으로 3,266억원(12.1%), 생활·자동차용품 2,965억원(11%), 음·식료품이 2,882억원(10.7%), 가전·전자·통신기기가 2,565억원(9.5%), 화장품 2,403억원(8.9%) 순이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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