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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문지욱 팬택 사장] "팬택 올 생존기반 굳혀 내년 흑자전환...IoT투자도 늘릴 것"

'IM-100' 판매 호조...印尼 등 동남아수출·내년 후속폰 출시

경영위기 교훈삼아 신제품 히트쳐도 무리한 물량공세 안해

통신모듈·스마트워치 등 틈새시장 주력...신성장 기회 모색

문지욱 팬택 사장이 ‘스카이 아임백(IM-100)’의 차별화된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내 팬택의 독자생존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내년부터는 흑자기조로 전환해 생존에 대한 우려심이 가실 것입니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문지욱(사진) 팬택 사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6월24일 국내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스카이(SKY) 아임백(IM-100)’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고가 스마트폰들을 제외하면 유례없는 판매 실적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 IM-100은 SK텔레콤과 KT에 우선 공급한 초도물량 약 3만대가 주말에 거의 매진됐다. 하루 평균 2,000대가량 팔리는 등 히트를 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목표치인 연간 30만대 판매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이동통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대보다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년간 두 차례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 등 경영위기를 이겨내며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는 팬택의 미래 청사진을 문 사장으로부터 들어본다. 팬택은 97% 지분을 가진 쏠리드의 정준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고 연구개발(R&D) 전문가로 상품기획에도 일가견이 있는 문 사장이 정 대표와 호흡을 맞춰 경영을 이끌고 있다.

/대담=고광본 정보산업부장 kbgo@sedaily.com

IM-100은 단말기 우측 측면의 바퀴 모양 버튼 ‘휠키’와 무선충전 거치대 겸 블루투스 스피커 ‘스톤’으로 차별화했다. 스톤으로 무선충전이 되고 음악도 멋드러지게 즐길 수 있다.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최고 33만원까지 제공하면서 요금제에 따라 다르지만 소비자들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과거 ‘베가’ 브랜드에서 불량이 발생하며 비판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품질도 대폭 보강됐다. ‘맷돌춤’으로 유명한 배우 박기웅을 모델로 내세워 최근 티저 광고에 이어 정식 광고도 공개했다. 특히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전국 65곳으로 늘리고 택배를 이용하되 수리 중 임대폰을 제공하는 신개념 AS 도입도 고려해 호평을 받고 있다.

문 사장은 올가을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IM-100’ 수출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약 단계까지 진행했다”며 “현지 바이어가 요구하는 기능 등을 일부 넣어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초 IM-100의 후속작을 내놓고 국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신흥국 전용 중저가 스마트폰도 내년에 출시하기로 했다. 스카이 IM-100의 출고가(약 44만원)는 국내 기준으로는 보급형 수준이지만 동남아에서는 준 프리미엄급 수준이다. 따라서 이보다 알뜰한 제품을 추가해 제품군을 다변화하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신흥국용 보급형 스마트폰은) 현지에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생산·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삼성전자·LG전자와 맞짱을 떴던 팬택은 여전히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해외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는 팬택이 연구개발한 기술이나 생산경험을 바탕으로 자국용 스마트폰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업체들이 있다”며 “해당 업체들이 원하는 특화 기능이나 특정 아이템을 저희 제품에 넣어서 판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소개했다. 동남아에서는 중국 저가 스마트폰이 위세를 떨치는 시장이지만 팬택이 충분히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높은 사양(스펙)의 부품을 탑재하고도 매우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선전하지만 같은 스펙의 부품이라도 한국산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매우 낮거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산과의 차별화 전략을 내비쳤다.



문지욱 팬택 사장이 ‘스카이 아임백(IM-100)’의 차별화된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문 사장은 다만 신제품들이 히트를 치더라도 무리해서 물량공세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보였다. 협력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적정 생산, 재고 제로’ 경영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의 추가 주문에 맞춰 팬택은 김포 협력사를 통해 IM-100을 하루 2,000~3,000대 만들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여러 차례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체험한 교훈 때문이다. 그는 “과거 팬택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일부 대기업들의 승자독식 구도로 가는 상황에서 함께 맞불을 놓으며 대량 생산, 대량 마케팅으로 맞섰는데 그런 ‘쩐(돈)의 전쟁’에서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질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투자금을 까먹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팬택은 임직원이 3,900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330여명 규모다.

문 사장은 이처럼 스마트폰 사업은 안정적으로 꾸려가면서 다른 분야에서 신성장의 기회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바로 사물인터넷(IoT) 분야다. 전용망 신설로 통신요금이 싸지고 저전력 송신이 가능해지면서 IoT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는 “사물인터넷 시장은 통신 모듈과 디바이스(장비), 솔루션(소프트웨어 등) 분야로 나눠볼 수 있는데 그중 통신 모듈과 솔루션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며 “그 분야는 승자독식 시장이 아니고 틈새시장이 많아서 기회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부터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사물인터넷 사업에서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팬택은 출시를 잠정 보류했지만 머지않아 삼성 기어S나 애플워치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스마트워치도 내놓을 계획이다.

/정리=민병권·김창영기자 newsroom@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He is]문지욱 대표

△1963년 서울 △1982년 숭문고 졸업 △198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6년 금성통신 통신연구소 △1992년 금성통신 이동통신 상품기획책임자 △1995년 금성통신 시스템사업부 △1997년 SK텔레콤 ITM TFT 책임연구원 △1998년 SK텔레텍 기술전략그룹 수석연구원 △2005년 팬택 내수개발그룹장 △2010년 팬택 중앙연구소장 △2015년 팬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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