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남 금산에서 인삼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국인삼명가의 김상섭 사장은 1인 기업 대표다. 생산· 연구개발(R&D)·유통·회계 등의 실무를 혼자 처리한다. 김 대표는 “소공인들은 원부자재 비용부담이 크고 사업 리스크도 클 수 밖에 없다”면서 “금산인삼식품 특화지원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소비자 인지도도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2. 전남 강진에서 고려청자 재현품을 만드는 강진탐진청자의 김경진 대표. 30년 동안 청자를 만들어 온 장인(匠人)이다. 전문인력이 없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중 특화지원센터를 활용해 보라는 주위의 조언을 듣고 2015년 소공인특화교육을 받았다. 그는 “상품기획·마케팅·홍보물 제작 등에 대한 컨설팅 교육을 받았고 포장재 제작지원 도움도 받았다”며 “브랜드 가치가 껑충 뛰었고 매출도 5%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소공인들이 협업과 조직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디딤돌로 활용하고 있는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창조경제의 새로운 혁신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취약한 자본력 탓에 R&D, 판매망 확보, 해외수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별 소공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특화지원센터가 소공인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멘토’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중국, 동남아의 저가 제품이 국내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소공인들의 제품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화지원센터와 소공인 맞춤형 지원정책을 통해 소공인들의 자립의지를 돋우고 해외시장 개척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인들에게 키다리 아저씨 역할=중소기업청은 서울 문래 철공소 골목과 같이 전국 소공인 밀집지역에 31개 특화지원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특화지원센터가 차별화된 제품과 아이디어로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특히 △서울 문래센터(기계금속 등) △충남 금산인삼식품센터 △대구 성내 주얼리센터 △서울 창신 의류센터 △부산 범천 가죽가방센터 등이 대표적인 혁신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도입된 특화지원센터는 소공인 자립을 지원하는 ‘키다리 아저씨’역할을 한다. 상시 근로자수 10인 미만 소상공인 중 제조업자가 대상이다.
소공인 특화자금 신청, 정부지원사업 안내, 계획서 작성, 세무·노무 등 경영교육, 수출교육, 온라인마케팅 등 소공인이 감당하기 힘든 분야를 도와준다.
이에 더해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식재산권 등록, 제조공정 개선, 공동 제조장비 활용 등 개별 소공인이 처리하기 어려운 분야를 찾아내 자금지원과 컨설팅 교육에 나선다.
특화지원센터 당 연간 4억원 한도로 지원되는데 전국 31개 센터의 평균 지원금액은 3억3,000만원이었다. 1년 단위로 평가해 협약을 갱신하거나 신규 센터를 선정한다.
◇창조경제 풀뿌리 혁신모델=2013년 6개로 시작한 특화지원센터는 14년(8개), 15년(24개), 16년 4월(31개) 등으로 늘어났다. 10개 시도에서 13개 업종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문래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특화지원사업 간소화, 작업환경 개선, 명품화 추진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 창조경제의 ‘풀뿌리 혁신모델’로 특화지원센터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일본은 2006년 제정한 ‘중소기업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기반기술 고도화법’을 바탕으로 소규모 제조업체의 기반기술을 고도화하고 있고 인재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은 수공업 육성을 위해 마이스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일학습 병행이 가능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소공인 특화지원센터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뿔뿔이 흩어진 소공인과 장인들의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대중명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국내 제조업의 경우 업체 수는 36만개, 종사자 수는 377만명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도시형소공인(제조업을 영위하는 10인 미만의 소공인)이 차지하는 사업체수 비중은 80%에 달하고 종사자 수도 2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소공인들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2015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표자 평균연령은 53세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평균 종사자 수는 2.4명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평균 영업이익은 6,300만원에 그치고 있어 90% 이상이 부채를 안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청이 소공인 특화지원센터를 구축해 맞춤형 지원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공인들을 조직화해 공동으로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에 나선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기청은 지난해 3,500억원의 소공인 특화자금을 편성했고 올해에는 4,100억원을 배정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416개사가 특화지원센터를 통해 지원을 받았는데 평균 매출액은 8.1%, 고용은 4.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금산=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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