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삼성전자(005930)의 부활과 구조조정 효과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이익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출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이익만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의 굴레에서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14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64% 늘어난 804조5,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형성장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이로써 국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13년 상반기 이후 3년째 2~3%대에 머물러 있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
매출성장이 답보 상태에 빠진 반면 수익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4.44% 증가한 62조9,014억원, 순이익은 20.17% 늘어난 47조1,978억원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기업들은 외형과 이익의 동반성장을 이뤄냈다. 코스닥 683개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은 65조8,9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90%, 4.32% 늘어난 3조6,145억원과 2조5,372억원을 기록했다.
/김현상·김연하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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