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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기 보험산업, 미래를 준비하라]자율車시대 성큼..."손보·생보 모두 상품전략 바꿔야"

<2>새로운 위험의 등장

"기술완성 땐 안전도 높아져

사고 줄고 車보험료 싸질 것"

보험개발원 "50% 상용화 땐

연간 8,845억 보험금 감소"

적절한 대응없인 혼란 예고





글로벌 재보험 중개 업체인 AON은 지난달 11일 자율주행차가 보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AON의 분석 부문 총괄책임자인 폴 맹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35년에는 미국인들의 자동차 보험료가 2015년 대비 20% 정도 줄고 2050년이면 4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 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춘 상품을 내놓는 등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업계의 자율주행 기술이 기대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전세계 보험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먼 미래로 치부되던 일이 현실로 들이닥치자 대응책 마련에 급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29일 보험 업계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사고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손해율도 낮아지며 자동차보험료도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보험 업계 안팎의 압도적인 전망이다. 글로벌 재보험사인 뮌헨리 역시 최근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유럽의 자동차보험료가 2030년까지 20% 정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인슈어런스유럽 통계 기준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현재 유럽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가 1,350억달러 규모인데 불과 15년 내에 1,000억원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열린 ‘2016 서울 세계자동차기술연구위원회(RACR) 연례 세미나’를 맞아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에 50%만 장착돼도 사고율 하락으로 연간 자동차보험 지급 보험금이 8,845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완전자율주행차의 구현은 완벽한 기술 개발, 도로 인프라 개선, 해킹 및 법·윤리 문제 등이 해소돼야 하므로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완전자율주행 시대 이전에 지속될 부분자율주행 기술만으로도 보험 시장이 장기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또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보상 받은 피해자가 타보험에서도 보상 받은 비율이 25.3%나 된다는 점을 볼 때 자율주행 기술은 장기·생명보험 등 다른 보험 종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자율주행이 단순히 자동차보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보 업계 역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보험개발원 측은 “상품뿐 아니라 차량의 전자화와 정보통신기술과의 결합 등으로 보상 업무 패러다임도 바뀌게 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국내 보험 시장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손해보험협회가 보험연구원·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등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대한 협의체를 구성했고 손해보험협회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관련 해외 사례를 수집, 정리하고 있는 정도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자율주행에 대한 국내 보험 업계의 준비는 솔직히 굉장히 초기 단계”라며 “우리보다 해외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지고 있어도 도로 사정부터 운전 습관까지 나라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참고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개별 손보사 차원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없다. 현재 운행자에게 배상 책임을 묻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중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차량이 늘어날수록 제조사에 책임을 묻는 제조물 책임보험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추정만 하는 정도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이미 민간 보험사가 자율주행 시험 차량 전용 보험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일반 자율주행차 대상 보험 출시 준비에 나섰고 영국에서는 민간 보험사가 자율주행차 전용 특약 상품을 지난 6월 내놓았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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