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탁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11일 만에 직무권한이 정지됐다.
13일 서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대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참가하는 총운영위원회를 열고 이탁규 총학생회장의 직무권한을 정지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달 24일 제 59대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이 씨는 당초 학생들에게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학생들은 과거 이씨의 외모 비하성 발언과 특정 학우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부적절한 언행 등에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씨는 작년 초 한 신입생 입학행사에서 사회를 보던 중 행사 내레이션을 맡은 여자 신입생에게 “(얼굴을 보니) 왜 내레이션을 했는지 알겠네요”라고 말했다. 학교 축제 일일 주점에서도 여학생을 대상으로 “꽃밭은 어디 있느냐”는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씨는 직접 두 차례에 걸쳐 개인 SNS 계정과 대자보를 통해 각종 의혹을 해명하고 과거 발언에 반성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학생들은 이씨가 거짓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더욱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지난 9일 공대 학생회는 SNS를 통해 총학생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서를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학생회는 “제59대 총학생회 선거 이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들이 폭로됐다”며 “총학생회장의 각종 외모 비하 및 성적 대상화 발언과 시험 도중에 부정행위가 명백한 사실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강경한 주장이 계속되자 총학생회는 총학생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했다. 다 음달 4일까지 본격적인 조사 활동을 벌인 뒤 총학생회장의 거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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