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가 서울을 제치고 지역별 수입차 등록대수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가 1위를 기록한 것은 한국수입차협회가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3년 만이다.
올해 업무용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13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지역별 수입차 등록 대수는 경기도가 4만654건으로 부동의 1위였던 서울(3만7,797건)보다 많다. 이어 인천(3만2,058건), 부산(2만2,969건), 대구(1만7,382건) 순이었다.
서울은 2003년부터 지역별 수입차 등록대수에 1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고가의 수입 자동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한 후 대주주나 최고경영자(CEO) 가족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무늬만 회사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판매대수가 경기도에 역전당한 모습이다. 정부는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해 법인용 차량의 경우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고 운행일지를 작성해야 연 1,000만 원 이상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의 기업용 차량 출고대수는 매년 6,000대를 넘어섰지만 올해는 5,000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서울의 올해 기업용 차량 등록 비중은 13.9%로 지난해(15.2%) 대비 소폭 하락했다. 산업단지 등으로 인해 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남이 지역별 순위에서 대구에 밀려 올해 5위에 이름을 올린 것 역시 같은 이유다. 경남의 올해 기업용 수입차 판매량은 1만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기업용 차량 판매 비중은 3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기가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이 낮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40대를 중심으로 대출을 받아 서울에 집을 구입하기 보다는 비교적 주택 가격이 저렴한 경기도에 살면서 할부로 수입차를 사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당분간 수입차 법인차량에 대한 구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는 분위기란 점에서 수입차 판매에도 영향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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