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업계 최초로 상장지수증권(ETN) 전담팀을 구성했다. 아직은 유동성공급자(LP)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해 개인과 기관 등의 참여가 저조하지만 개설 10여년 만에 빛을 본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으로 평가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일 통합 출범에 맞춰 ‘ETN 상품팀’을 신설했다. 증권사가 ETN만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해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지급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운용사가 발행해 운용실적에 따른 수익을 지급하는 ETF와 차이점을 지닌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미래에셋증권 ‘멀티운용팀’의 프랍트레이딩(자기자본매매) 업무를 분리해 ETN만을 전담하도록 했다. 담당 인원도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증원했다. 김형익 미래에셋대우 에쿼티파생본부장은 “당장 단기간의 성장성보다는 장기적인 틀에서 볼 때 ETN 시장은 성장성을 지니고 있다”며 “특히 리테일 상품을 통해 ETN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 전담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가 ETN 강화에 나선 것은 아직 초기 단계인 ETN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ETF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에 밀리며 ETN 시장에서는 상대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도 반영됐다. 또 KB국민은행이 지난해 ETN 신탁을 출시하는 등 ETN이 은행권 등으로 확산되는 점도 자극제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시장은 2014년 11월 개설돼 이제 2년을 막 넘겼으나 상장종목 수가 2015년 78종목에서 지난해 132종목으로 69%, 발행총액도 1조9,500억원에서 3조4,300억원으로 76%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발행총액 대비 투자자 매출액 비중이 3%대에 불과해 질적 성장은 일궈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2년이라는 기간을 고려할 때 성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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