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선의 발언’ 후폭풍에 시달리며 지지율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호남과 서울, 중도보수층에서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 지사의 이탈표를 흡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성인 2,526명을 대상으로 차기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33.5%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2월 2주차(32.9%) 때 문 전 대표가 세운 주간조사 최고치를 2주 만에 경신한 것이다. 2위 안 지사와의 격차는 14.6% 더 벌어졌다. 문 전 대표는 호남과 부산·울산·경남(PK), 서울, 경기·인천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42.7%로 2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보다 25.8%포인트 앞섰다.
‘선한 의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안 지사는 1.5%포인트 하락한 18.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처음으로 20%를 넘었지만 한 주 만에 10%대로 하락한 것이다. 다만 4주 연속 2위 자리를 지켰다. 안 지사는 보수층에서는 상당폭 올랐지만 중도층과 진보층, 호남, 충청,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지율 3위를 유지했지만 ‘특검 수사 연장 여부’와 ‘기념 시계’ 논란으로 전주보다 3.9%포인트 하락한 10.9%로 겨우 10%대를 유지했다. 일간조사에서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안 지사와의 격차는 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10.1%로 5주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주보다 1.3%포인트 오른 10.1%를 기록, 이 시장과 공동 4위로 나타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서 항소심 무죄 선고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홍 지사는 전주보다 1.8%포인트 오른 3.6%로 10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5%), 손학규 전 의원(2.2%), 남경필 경기지사(1.6%), 심상정 정의당 대표(1.3%)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47%로 1위를 지켰지만 3주간 이어온 상승세는 꺾였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설과 황 대행의 지지층 이탈로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13.1%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전주보다 0.3%포인트 오른 11.8%로 조사됐다. 정국 현안에 대한 대응 수준을 높인 바른정당은 전주보다 1.4%포인트 오른 7%로 7주간 하락세를 마감했다. 정의당은 4.5%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9.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