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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쇼크 1년] 구글·애플, 수년전부터 AI 공들여 아마존은 생태계 경쟁서 치고나가

국내 기업 아직 걸음마 수준

기술격차 줄일 정부지원 필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대4로 패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서울경제DB




구글과 IBM을 비롯해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의 핵심이 될 ‘인공지능(AI)’ 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선두권 경쟁이 치열하다. 몇 년 내에 선두 기업 몇 곳이 글로벌 시장을 과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물밑에서 기술개발과 인수합병(M&A)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1년 전 이세돌 9단과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을 계기로 AI 경쟁이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개발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애플은 지난 2011년 AI 기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시리’를 선보이며 관련 데이터를 상당히 축적했다. 구글도 2012년 스마트폰용 기반 AI 서비스 ‘구글 나우’, 그리고 지난해 ‘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선보이며 애플과 음성인식 AI 분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도권 다툼 중이다. 애플과 구글은 사람들이 항상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는 만큼 AI가 ‘손안의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말 AI 음성 비서인 ‘코타나’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생태계 구축 전쟁도 뜨겁다. 아마존은 2014년 ‘알렉사’를 내놓으며 AI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라는 음성인식 기반 스피커를 시작으로 ‘알렉사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누구나 자신의 제품에 알렉사를 탑재할 수 있는 ‘알렉사 스킬 키트’ 서비스를 내놓으며 알렉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실제 올해 미국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중국 레노버와 화웨이, 포드 등은 알렉사를 활용한 스마트폰과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아마존 생태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라는 점에서 알렉사를 물품구매 등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그럴 경우 아마존의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3년에 나온 영화 ‘그녀(Her)’에서는 AI가 사람과 대화하면서 그의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연인 역할까지 맡게 되는 등 사람을 뛰어넘는 역할을 보여준다”며 “아마존이나 구글이 10년 뒤에는 충분히 이 정도 수준까지 AI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 기업들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가장 앞선 모습이다. 지난해 미국 AI 개발사 ‘비브랩스’를 전격 인수하고 이달 말 공개하는 ‘갤럭시S8’에서 최고 수준의 자체 AI 음성 비서를 탑재해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버도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AI 음성 비서 플랫폼 ‘아미카’와 자율주행차 등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라인과 함께 인간의 오감을 활용한 AI 서비스 ‘클로버’를 선보이는 등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지난달 AI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출범시키고 고기능 챗봇 이미지 검색 등을 위한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9월 원통 스피커 모양의 AI 서비스 기기 ‘누구(NUGU)’를 출시했고 KT는 ‘기가 지니’를 통해 가정용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격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지지 않으면 앞선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1호 전산학박사인 문송천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알파고 충격 이후 지난 1년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달라진 게 없다”며 “AI라는 것은 결국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 엔진이 필수인데 이런 것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정부가 AI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세제나 제도를 정비해줘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국형 알파고가 나와도 시장에서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AI 전문가인 이지형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도 “알파고 이후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실제로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며 “기업마다 조금씩 투자하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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