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화를 거듭하며 한국 공기업들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공룡 공기업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조직문화 혁신, 부채 감축 등 체질 개선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신성장 동력이 바로 ‘도시 수출’이다. 지난 30여년간 분당, 일산을 시작으로 최근의 동탄, 세종 신도시까지 크고 작은 20여개의 국내 신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이제 해외에 진출해 아낌없이 발휘하게 됐다.
첫 스타트는 지난 3일 쿠웨이트 정부와 공동투자 방식으로 체결한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 건설 사업이 끊었다. 분당신도시(19.6㎢)의 3배 면적인 64.4㎢에 주택 2만5,000~4만가구, 산업·상업 시설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40억달러(한화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관리 계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밑그림을 LH가 그릴 예정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신도시 개발 경험을 살려 쿠웨이트 국민들의 주거복지 향상과 우리 기업의 중동지역 시장진출에 기여할 것이며, 동 사업이 쿠웨이트와 한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압둘라 신도시의 주택 및 ICT 기반을 설계할 때, 한국 사양을 기반으로 해 놓으면 건설, 엔지니어링 뿐 아니라 에너지, 전기전자, 통신, 환경처리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건설기업들이 포화상태의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LH가 하게 되는 것이다.
이어 지난 6일에는 LH와 인도 경제수도인 뭄바이 인근 ‘깔리안-돔비블리’시가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 기념식을 가졌다. 깔리안-돔비블리 스마트시티는 인도 모디정부의 100대 스마트시티 계획에 따라 지난해 9월 제2차 스마트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앞서 압둘라 신도시가 쿠웨이트 중앙정부와 LH의 협력사업 형식이라면, 인도 칼리안-돔비블리 스마트시티 수출은 인도 지방정부와 LH간의 협력사업이다.
LH는 베트남 흥이엔성이 추진하는 5㎢ 규모의 산업도시 조성 산업에 시행사인 비하지코사(社)와 참여할 방침이다. LH는 지난 13일 베트남 흥이엔성 및 비하지코사와 3자간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흥이엔성은 인구 117만명, 면적 926㎢로 수도 하노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이 연간 7.6%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하노이-하이퐁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미래 베트남 산업·물류의 중심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한국기업 100여개가 이미 입주해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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