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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너무 과하다…협조 않겠다는 의미"

[박삼구 회장 상표권 역제안]

"요율보다 20년 사용강제가 부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제시한 상표권 20년 사용을 허용하되 더블스타가 마음대로 해지할 수 없고 요율을 매출액의 0.2%에서 0.5%로 올려받는 등의 조건부 허용 방안에 대해 주주협의회(채권단) 간사를 맡고 있는 산업은행은 “너무 과하다”고 9일 밝혔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전제조건인 상표권 허용에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요율의 문제라기보다는 20년간 금호 상표를 써야 하는 게 (더블스타가) 받아들이기 더 어려운 조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의 역제안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0 아니면 1이 올 줄 알았는데 0.7이 왔다”며 “더블스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박 회장 측의 역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채권단 내부에서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가격을 애초에 써낸 1조원에서 깎으려 한다는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6월9일자 10면 참조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재입찰에 더블스타가 참여하면 매각 논란에 대한 부담을 자연스레 덜 수 있고 인수가격도 최대 6,000억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 박 회장 측도 재인수에 나설 기회를 얻는 것이어서 더블스타나 박 회장 측이 매각 유찰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채권단 입장에서는 매각가가 낮아지면 그만큼 손실을 볼 수 있어 매각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블스타가 이번 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이후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산은은 박 회장 측이 상표권을 허용해야 매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고 전날까지 박 회장 측을 법정관리 가능성과 경영권 박탈 등으로 강하게 압박해왔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이 전혀 뜻하지 않은 역제안을 내놓으면서 기존 전략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더블스타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더블스타가 받기에는 어려운 조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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