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필수영양소 탄수화물
매년 커지는 건강시장에서 다이어트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살이 찐다는 이유로 탄수화물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살과 가장 밀접한 지방보다 오히려 탄수화물이 더 혐오스럽게 취급받죠.
그렇다면 탄수화물이 살찌우는 것 말고 우리에게 주는 이득은 없을까요?
사실 탄수화물은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의 주성분입니다. 쌀로 지은 쌀밥이나 밀가루로 만든 국수, 간식으로 먹는 으깬 감자, 다이어트 때 먹는 고구마 등은 거의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죠. 뿐만 아니라 운전할 때 씹는 껌, 공부할 때 먹는 달달한 초콜릿과 음료수도 탄수화물의 한 종류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탄수화물은 우리 삶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영양분이죠.
이런 탄수화물의 가장 큰 특징은 ‘에너지’라는 것입니다.
공부하면서 머리를 쓴다거나 운동하면서 근육을 쥐어 짤 때 우리는 몸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이용해서 힘을 낼 수 있죠. 심지어 숨을 쉬거나 눈을 깜박일 때에도 탄수화물이 쓰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은 탄수화물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만큼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으로써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신체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뇌는 오로지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죠. 살면서 뇌를 사용하지 않을 때가 있을까요?
중요성으로 따지면 언급하는 것도 서러운 탄수화물이 미움받는 이유는 살찐다는 것 때문입니다. 식사를 통해 적정량의 에너지를 섭취한 상태를 포화상태라고 한다면 우리의 식욕은 이것과는 별개이지요. 후식으로 달달한 과일을 먹거나 시럽 가득한 아메리카노, 달콤한 라떼는 식사가 끝난 후에도 우리의 눈, 코, 입을 자극합니다.
형태만 다를 뿐 같은 탄수화물인 이 친구들은 포화상태인 우리 몸으로 침투하여 각자 할 일을 찾아보지만 이미 선착순으로 마감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아쉬운 친구들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자며 나가지 않고 체내에서 기다리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탄수화물의 지방전환이라고 하죠. 이것 때문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는 것입니다.
결과만 보면 살이 찌는 것이 맞지만 살이 찌는 이유는 ‘많이 먹기 때문’입니다.
출근길의 지하철처럼 이미 포화상태인데 억지로 구겨 넣으니 당연히 무거워지고 느려지는 것이죠. 이것만 보고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것은 전문가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면 질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탄수화물을 태우는 공장에서 탄수화물이 없다고 단백질과 지방 등 갖가지를 태우면 노폐물이 생기는데 이것은 마치 땔감이 없으니 마지못해 플라스틱을 태우는 것과 같죠.
이렇게 노폐물이 쌓이면 고장이 나기 마련이고 질병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너무나 뻔한 결과죠.
식약처에서 지정한 하루 식품구성을 보면 탄수화물은 하루 2~4회, 전체 섭취량의 50~55%를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남녀 모두 하루에 1000kcal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건강하다는 것이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몸에 리스크가 매우 커 보입니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살찐다고 걱정하지만 하루 두끼 또는 세끼 정해진 양을 먹고 격렬한 운동까지 아니더라도 일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등 규칙적인 활동을 한다면 지속적인 에너지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살 뺀다고 밥값 아껴 나중에 병원을 가는 것보다 잘 먹고 잘 써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죽을 때까지 뗄래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영양분인 탄수화물을 외면하기 보다는 적절하게 활용해서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_바디메카닉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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