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이 24개월 연속 증가하며 전체 순자산이 올해 안에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반해 상반기 내내 이어진 주식 시장의 상승세에도 주식형펀드 등 기존 펀드로부터의 자금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조만간 부동산펀드가 주식형펀드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는 부동산펀드의 확대에 따라 이와 관련된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50조8,985억원에 달했던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56조962억원을 넘어섰다. 5개월 만에 5조1,977억원이나 늘며 매달 평균 1조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과거 30조원에서 40조원을 넘어서는 데 17개월이, 40조원에서 50조원을 넘어서는 데 9개월이 걸리는 등 기간이 단축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안에 60조원을 돌파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부동산펀드로의 자금 쏠림은 최근에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은 2015년 7월 말 33조380억원에서 8월 말 32조9,621억원으로 한 차례 줄어든 이래 24개월 연속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존 대표 펀드인 주식형펀드는 상반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전체 설정액이 79조8,143억원에서 70조82억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에 2012년 말 74조원에 달했던 주식형펀드와 부동산펀드의 차이는 지난달 말 15조원에 그쳤다. 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부동산펀드가 홀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펀드는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주축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순자산의 95% 이상을 사모펀드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펀드 출시가 이어지며 그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2.2%에서 12월 말 2.7%, 올해 8월 말 기준 3.4%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상품이 고액의 사모펀드로 이뤄지면서 부동산펀드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대형 기관투자가들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3.1%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펀드가 거의 없고 공모펀드 경쟁률은 치열하기 때문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사모 부동산펀드의 2.1%, 공모 부동산펀드의 69.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의 성장세에 놀란 운용 업계는 서둘러 부동산펀드와 관련된 인력풀 구성에 나서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전날까지 임대주택과 호텔 등의 부동산 실물운용 등을 담당할 매니저~선임매니저급 1명에 관한 서류접수를 받았다. 리치먼드자산운용은 오는 29일까지 이사~상무급의 투자본부장과 차장~부장급의 투자팀장, 과장~팀장급의 부동산 개발 전문인력에 관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알파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 투자 분야 본부장급을, 유진자산운용은 부동산투자팀의 과장~차장급을, AK투자자문은 부동산 투자 및 전략·기획 등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급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올해 7~8월에도 키움투자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지지자산운용·제이비자산운용·한일퍼스트자산운용·국제자산운용 등이 부동산펀드와 관련해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에 주식 시장이 좋았음에도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줄어들었다”며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운용사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