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지혈제를 복용 중이거나 여러 질환을 앓고 있어 긴 마취 시간이 부담스러운 노인 등 고위험군도 안전하게 레이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김세웅 비뇨기과 교수팀이 전립선비대증 수술시간을 30% 이상 단축하고 출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180W급 고출력 그린라이트 레이저치료기(XPS 모델)를 도입했다.
120W급 레이저치료기(HPS 모델)로 지난 2009년부터 1,500건 이상의 수술을 한 김 교수는 “수술 위험도가 높은 80세 이상의 고령 전립선비대증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방광 바로 밑에 자리 잡은 밤톨 모양의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소변이 나오는 길이 좁아져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고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노화의 일종으로 중장년층 남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40대 이상부터 발생해 50대의 50%, 80대의 80%가량이 앓고 있다. 방광의 2차 변성, 섬유화와 배뇨근의 과활동성을 초래해 과민성 방광 증상도 일으킨다.
우리나라 남성의 전립선 무게는 평균 22.5g(65세 이하)쯤 된다. 탁구공 크기로 커져 무게가 30g쯤 되면 전립선비대증으로 보고 약물치료를 한다. 약물치료가 듣지 않거나 전립선의 무게가 40g 정도로 커지고 소변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가 반복해서 일어나면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레이저 기구를 넣어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홀뮴 레이저 수술(홀렙수술)은 전립선을 피막(껍질)만 남기고 도려내 방광으로 밀어넣은 뒤 갈아서 흡입기로 빨아낸다. 80g 이상의 큰 전립선도 쉽게 잘라낼 수 있지만 수술시간이 많이 걸린다.
120W급 그린라이트 레이저 수술은 고열로 전립선 조직을 태워버리기 때문에 간편하지만 큰 전립선을 제거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180W급은 출력과 레이저 빔의 집중도가 높아져 수술시간을 30%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지혈 기능도 강화했다. 전립선은 혈관이 많은 조직이어서 수술 중 출혈량이 많을 수 있다. 120W급은 40~60g 정도의 전립선 수술에 1시간가량이 걸리지만 180W급은 40분 정도면 된다. 100g 이상의 큰 전립선 수술도 가능하다. 구경이 작은 내시경을 넣을 수 있어 요도 손상 위험도 줄였다.
전립선은 남성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액 성분의 30% 이상을 분비한다. 그래서 어떤 수술을 하느냐에 따라 정액이 나오지 않는 사정(射精)장애 같은 성기능장애가 생길 위험이 있다. 김 교수는 “홀뮴 레이저는 70~90%에서 이런 장애가 생기지만 그린라이트 레이저는 그 비율이 30%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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