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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신과함께’ 차태현 “나도 멀티캐스팅·대작 대결 부러웠다”

배우 차태현이 판을 키웠다. 그동안 중간규모 영화에서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전해왔던 그가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함께’)로 역대급 스케일에 도전했다. 2편까지 편당 200억으로 총 제작비 무려 400억 원의 블록버스터 판타지 드라마다. 준비기간만 5년, 10개월의 촬영기간을 거쳐 영화 탄생까지 모두 6년이 걸렸다.

배우 차태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 때문에 ‘신과함께’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초대형 화제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바람에 원작과 많이 비교되기도 했는데, 차태현이 맡은 자홍 역이 그 중심에 섰다. 원작에서는 일반 회사원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소방관이자 정의로운 망자로 등장한다.

차태현에게는 원작 팬들의 아우성을 달래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그만큼 연기적인 부담도 따랐다. 하지만 차태현은 그만의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색깔로 자홍을 무리 없이 표현했다. 스토리 역시 납득 가능한 정도로 후반부에는 애처로운 자홍의 감정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차태현이 특유의 유쾌함을 벗고 진중함을 갖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차태현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화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기대는 한다. 시사회를 통해 나도 영화를 처음 봤다. 내 영화를 처음 볼 때마다 항상 잘 모르겠다는 느낌인데, 이번에는 CG얘기, 웹툰 얘기까지 신경을 쓰다 보니까 집중이 안 되더라. (하)정우 얼굴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영화 보고 그랬다.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다른 부분에 내가 왜 신경을 그렇게 썼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차태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차태현은 ‘신과함께’를 내용이 중요한 영화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이게(큰 스케일의 CG 작업, 1·2편 동시 촬영) 처음 하는 일들이다 보니 관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내가 이 영화를 선택했을 때 처음으로 시도하는 게 많았다. 멀티캐스팅, 2편 동시 제작이 장점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굉장히 만족한다”고 걱정 뒤에 만족감이 따랐음을 밝혔다.

‘신과함께’는 자홍의 설정 외에도 변호사 진기한 캐릭터가 강림(하정우)에 흡수된 점, 김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의 등장 등 원작과 다른 몇몇 부분에 원작팬들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차태현은 “죄송할 뿐이지만, 나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오히려 바뀐 부분이 좋았다. 예전에 ‘바보’라는 웹툰으로 영화를 만들어봐서 그게 힘들다는 걸 경험했다. 2시간 안에 방대한 내용을 넣는다는 게 힘들다. 자홍을 회사원으로 하면서 영화로 보여주면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었겠다. 소방관이 과한 설정일 수 있는데 이게 나쁘지 않았다. 진기한과 강림을 합친 부분을 보고는 ‘이렇게도 접근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후세계를 믿는지 묻자 “아버지가 장로님이고 내가 모태신앙인데 자꾸 영화들에서 귀신을 보고 그런다”며 웃음을 지었다. 차태현은 2010년 ‘헬로우 고스트’, 2017년 ‘사랑하기 때문에’로 영혼과 만나는 작품과 유독 인연이 있었다. “귀신은 있는 것 같다. 공황장애 때문에 가위를 너무 많이 눌려봤다. 예전에는 가위가 오는 구나 느끼면서 무섭지도 않을 정도로 많이 눌려봤다.”



차태현은 자홍 역으로 ‘신과함께’ 1편에만 출연하지만 2편을 동시에 촬영하는 작업환경 속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 “2편을 찍는 그 사이에 나는 비교적 타이트하지 않게 육체적으로 편하게 찍었다. 그렇다고 2편 값을 받은 건 아니다.(웃음) 이렇게 다 10달을 채워서 촬영할 줄 몰랐다. 내 부분도 먼저 따로 찍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 작업도 구경하면서 더 재미있게 찍은 것 같다. 그 와중에 정우는 선후배 관계가 좋아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배우 차태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삼차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은 같은 장소에서 계속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해서 되게 정신 사나웠을 것 같다. 정말 집중을 할 수 없는 분위기의 현장이었다. CG 전 작업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게 많았다. 보이지 않는 걸 보고 집중해야 했다. 그럼에도 서로 프로페셔널 한 걸 보고 속으로 참 연기들을 잘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 굉장히 믿었고 감독님도 믿었다. CG가 그 정도로 잘 나올 줄 몰랐다. 배우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남다른 느낌이다. 이런 작품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신과함께’는 12월 동시기에 개봉하는 ‘강철비’, ‘1987’과 함께 한국 영화 겨울대전 빅3 작품에 해당한다. 차태현으로서는 이런 막강한 흥행 대결을 벌여보는 게 처음이었다. “경쟁까지는 모르겠고, 이런 시장에 걸리는 게 처음이라 완전 좋다. 아마 모든 배우들이 다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배우가 처음 데뷔했을 때는 주연을 해보고 싶다가 나중에는 상 욕심을 가지게 되고, 더 나중에는 큰 영화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멀티 캐스팅을 해서 많은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도 나에겐 너무나 좋은 기회였다. 나 또한 그런 작업이 부러웠던 사람 중 하나였다.”

‘신과함께’는 1편이 20일 개봉한 이후 2편이 내년 여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편이 잘 돼야 2편까지 흥행세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터다. “도박 같은 도전이다. 말도 안 되는 시도인데, 불구덩이에 같이 뛰어드는 것에 자부심도 있다. 결과까지 좋으면 더 좋겠고 꼭 잘 됐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이런 식의 작업 방법도 있구나’를 제시하는 경우가 됐으면 좋겠다. 내 영화 16작품 중 4대 메이저 배급사와 함께 한 작품이 별로 없다. 나는 약간 특이한 케이스인 것 같다. 전문 영화인에서 동떨어지기도 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느낌이랄까. 나는 예능도, 드라마도 이것저것 하는 사람인데 이상하게 영화 모임에도 같이 앉아있고, 그들도 나를 어색해하지 않는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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