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상승 랠리를 이끌었던 바이오주의 고점 논란에도 기관들이 바이오주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셀트리온(068270)을 비롯해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주가 조정기에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매도했던 신라젠(215600)까지 다시 사들이며 바이오주 상승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있지만 신약 기대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바이오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19일 기관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이다. 매수 금액은 총 989억6,071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에 이어 셀트리온헬스가 기관 순매수 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들어 기관이 매도에 나섰던 신라젠 역시 최근 매수세에 힘입어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기관은 내년 초 신라젠의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락한 신라젠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재매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 신라젠 등 코스닥 대표 바이오 종목들은 11월 중순 이후 고점 논란과 상승 랠리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돼 주가가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하락폭이 큰 신라젠은 11월21일 15만2,300원을 찍은 후 하락세를 타며 현재 8만원선을 간신히 유지하는 등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바이오주가가 떨어지면서 제약업종 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약업종 지수는 11월21일 장중 최고가인 9,852포인트를 기록한 9,000포인트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고점 논란과 이익 실현으로 힘이 떨어진 바이오주를 기관이 사들이는 이유는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현재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중국 타슬리제약(Tasly)과 합자법인 설립 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연산 15만2,000ℓ 규모의 제2공장에 대한 EUGMP를 획득했다. 내년 바이오시밀러 승인 기대감도 기관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Truxima)의 미국 승인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고 암젠의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엠바시(Mvasi)도 내년에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이 바이오주들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신약 기대감이 큰 만큼 바이오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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