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나온 6개 항목의 남북 발표문에 대해 미국 내 정보수장, 전직 관료 사이에서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6일(현시지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희망의 샘은 영원하지만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북한 상황에 대해 가능한 모든 정보 수집과 평가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모든 대화 노력은 실패했고 단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줬을 뿐”이라며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대화 의지 표명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1995년 제네바회담, 2005년 9·19공동성명 등 대화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북한은 지난해 11월 말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하는 등 대화 노력이 실패했으며 이번에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로버트 애슐리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청문회에서 미북 대화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 의지의 증거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에 치명적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며 추가 미사일 발사는 거의 확실하고 추가 핵 미사일 시험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비핵화라기보다는 핵 군축 대화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추가 (핵 개발을) 하지 않는 데 동의하면서 주한미군 등과 관련해 뭔가 미국 측의 감축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핵무기는 정권 생존 목표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을 갈라놓기 위해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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