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김태훈 교수가 19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대학 측이 수리를 보류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김 교수가 3월 15일자 사직서를 오늘 학교에 냈지만, 사표 제출과 관계없이 진상조사를 마치고 향후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교수는 사직서 제출 이유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할 때 사직 의사를 표했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데 ‘버티기’를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와 오늘 학교에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억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세종대 성폭력조사위원회는 지난 13일 김 교수를 불러 소명을 들었다. 성폭력조사위는 영화예술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추가 피해 전수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90년대 말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입학했다는 A씨는 지난달 27일 온라인에 글을 올려 20여년 전 김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에도 김 교수가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해당 학과 대학원에 다녔던 B씨가 3년 전 김 교수가 차 안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추가 폭로하며 “논문 심사 때문에 당시에는 문제 제기를 못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교수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교수직에서 사퇴하고 연극계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다만 ‘A씨와는 사귀는 사이였으며 B씨와는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경찰은 김 교수가 B씨를 성추행한 의혹과 관련해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들이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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