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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중국통' 트럼프의 무역 전쟁

이상훈 산업부 차장





만약 우리가 세계 5위까지 국력을 끌어올리면 진정 자유로운 나라가 될까. 그래도 우리 국력은 인근에서 꼴찌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중국과 일본은 각각 세계 2위·3위의 경제 대국이다. 국경이 한반도와 살짝 붙은 러시아도 군사력은 세계 2위다. 한마디로 비빌 언덕이 없다. 그래서 한반도는 늘 강국의 해코지 대상이었다. ‘우범지대’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된 데는 미우나 고우나 미국의 존재가 컸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통상으로 대거리하고 있다.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에 엔고를 떠안긴 것처럼 미국은 중국을 손볼 태세다. 더구나 미국의 수장은 ‘협상’에 능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중국은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인식을 노골화하고 있는 시진핑이다. 우리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양자(미중) 간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트럼프가 ‘중국 전문가’라는 점도 명심할 대목이다. 덜 알려졌지만 트럼프는 중국 사정에 두루 밝다. 사업가로 활동하던 2011년 일이다. 당시 트럼프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 중국 책을 수백 권 읽었다”며 즉석에서 20권의 책 제목을 댔다. 여기에는 리처드 맥그레거의 ‘공산당(The Party)’, 헨리 키신저의 ‘온차이나(On China)’, 장융의 ‘모택동(Mao)’ 등이 망라돼 있다. 트럼프는 이미 10년 전부터 “대통령이 되면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은 인물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경쟁하던 지난 대선 기간에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로부터 ‘미국민에게 책 열 권을 추천해달라’고 요청받았을 때도 그는 한결같았다. 무려 여섯 권이 중국 책이었다. 위 세 권에 ‘손자병법(The Art of War)’ ‘타이드 플레이어스(Tide Players)’ ‘원 빌리언 커스터머스(One Billion Customers)’ 등이 더해졌다.

적어도 최근 20년간 트럼프를 사로잡은 ‘주제’는 단연 중국이었다. 점입가경의 통상전쟁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트럼프의 지렛대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맞든 틀리든 중국과의 담판으로 ‘백인이 마치 흑인처럼 돼가는’ 미국병을 고치겠다는 트럼프의 신념을 읽어야 한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전체의 25%,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79%나 되는 우리에게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미중 간에는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신 마이크론 반도체를 쓰겠다는 제안이 오가는 모양이다.

트럼프는 확고한 실리파다. 이는 그가 북미 회담을 전격 수용하면서 대북 라인을 강경파로 물갈이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친중 성향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통’ 트럼프라 걱정이 더 크다./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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