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서울은 올 봄 인기지역 물량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어서 관심이 뜨겁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고 경쟁이 분산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달라진 청약제도에 맞는 꼼꼼한 전략이 요구된다.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서울의 당첨 문턱은 1순위 자격 강화와 가점제 확대 등의 규제로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39개 단지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51점에 달했다. 주요 강남 재건축과 뉴타운 재개발 단지들의 경우 훨씬 높았다.
일부 분양업계에선 서울 인기지역 브랜드 아파트의 청약 당첨 안정권에 들기 위해선 가점이 60점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통상 60점을 받기 위해서는 부양가족이 4명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11년 이상 넘긴 만 40세 무주택자가 해당 지역에서 10년 동안 살아야 가능하다. 소득이 낮고 보유자산도 많지 않은 무주택 2030세대 입장에선 내 집 마련이 한층 어려워 진 셈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가점이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가점제를 확대했지만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사회초년생들, 신혼부부 등은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됐다”며 “가점이 낮은 20~30대 젊은 수요층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특별공급 청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특별공급, 물량 늘고 접근성 확대…신혼부부들의 서울 내 집 마련 기회로!
일반 공급과 경쟁 없이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특별공급은 떨어지더라도 일반공급에서 다시 청약을 넣을 수 있다. 특히 이달부터는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 특별공급의 물량이 확대되고 접근성도 높아진다.
그동안 직접 견본주택에서 현장 접수를 해야 했던 특별공급 청약시스템은 앞으로 인터넷 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또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부양가구 등에서 남은 물량은 이제 일반분양으로 전환되지 않고 다른 영역 특별공급 대상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여기에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기존 2배로 늘고 자격요건도 혼인 5년 이내 유자녀에서 혼인 7년 이내 무자녀로 완화된다.
이번 개편으로 가점제에서 불리한 젊은 신혼부부들이 특별공급을 통해 신규 청약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접수과정에서 청약 자격을 미리 따질 수 있는 현장 접수와 달리 인터넷 청약은 잘못된 기입, 실수 등에 따른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문제는 달라진 청약제도로 혼선이 가중돼도 부주의에 대한 불이익은 청약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단순 실수로 부적격 처리가 된 경우에도 1년 간 청약이 제한되기 때문에 청약에 나서기 전에 바뀐 청약제도, 1순위 자격요건, 청약 가점 등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 청약제도 변경 혼선 방지…건설사들, 사전상담 예약 등 대응책 찾기 나서
이러한 문제에 대비해 건설사들도 발 빠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GS건설이 오는 4월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8구역에서 선보이는 ‘신길파크자이’는 특별공급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부적격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공급 사전상담예약제’를 운영 중이다.
신길파크자이는 총 641가구 중 253가구가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타입별로 ▲59㎡A 2가구, ▲59㎡B 2가구, ▲84㎡A 12가구, ▲84㎡B 170가구, ▲84㎡C 10가구, ▲84㎡D 49가구, ▲111㎡ 8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111㎡타입의 경우 가점제 50%, 추첨제 50% 비중으로 공급돼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이라면 노려볼 만하다.
이 아파트는 이번 서울 분양 대전에서 일찌감치 관심이 집중된 단지 중 하나다. 지난해 분양단지들이 모두 두 자릿수 완판 행진을 벌인 인기 뉴타운 물량인 데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저렴한 소위 ‘로또 단지’로서 당첨만 되면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인 신길뉴타운은 작년 서울에서 가장 많은 1순위 청약 건수를 기록한 ‘신길센트럴자이(평균 57대 1)’을 비롯해 분양한 모든 단지가 완판 행진을 벌였다. 가장 최근 분양단지인 ‘힐스테이트 클래시안(평균 12대 1)’의 경우 청약가점이 84점인 만점 당첨자가 나오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신안산선 복선전철(2023년 계획)과 신림선 경전철(2022년 계획) 등의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인근 입주 단지들의 시세는 3.3㎡당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래미안 에스티움 84㎡은 지난 1월, 9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매물이 자취를 감춘 현재 저층도 호가가 9억8000만원에 달한다.
분양 관계자는 “특별공급 사전상담 예약자가 이미 전체 특별공급 가구수를 초과한 상황이어서 뜨거운 열기가 예상된다”며 “변경된 특별공급 청약제도와 관련해 예비청약자들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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