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산업 분야에서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대거 등장하면서 산업 전반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자신들의 기존 주력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역시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 기반형 산업 분야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 산업군이 있으니 다름 아닌 관광산업이 그것이다. 관광산업이란 국내외 여행객들에 의해 주로 소비되는 숙박·음식·쇼핑·운송·문화·스포츠 등과 같은 일련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군을 통칭한다. 현재 많은 OECD 국가들이 이와 같은 관광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주요 산업군이 저성장 기조 속에 들어선 데 반해 관광산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되는 것이다. OECD는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는 이유로 세계화 및 기술 진보로 인한 저가 항공편의 증가와 정보기술(IT) 발달로 인한 여행 계획 수립 및 예약의 간편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해외 관광객의 증가 추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테러 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요인, 자연재해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복원력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관광객의 수치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지난 2016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해외관광객(Inbound Tourists)의 수는 전년 대비 4,600만명이 증가해 12억명을 기록했다. 또한 해외관광객 수는 지난 8년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30년께는 18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매년 해외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외관광객 꾸준히 증가
세계화·IT기술 발달 영향
2030년엔 연 18억명 해외로
테러·경제위기도 걸림돌 안돼
☞ 고용친화적인 고부가 산업
취업유발계수 21명으로 월등
영업이익률도 두자릿수 기록
산업발달 혜택 못받은 도서지역
자연·문화 활용 발전기회 제공
금액 기준으로도 2016년 기준 전 세계 관광 총매출액은 1조2,2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2000~2016년 기간 동안 여행 관련 지출액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결과다.
OECD에서 관광산업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관광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2014년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산업별 영업 이익률을 비교했을 때 일반적인 제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5.7% 수준인 데 반해 대표적인 관광 관련 산업인 골프장은 26.3%, 테마파크는 18.5%, 카지노는 12.6%, 특급 호텔은 7.8%로 대부분 두자릿수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고도의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 현격히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전산화·자동화·지능화가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서 탈고용적 산업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도 관광산업은 여전히 고용 친화적인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 어떤 산업보다 높은 고용유발효과를 보이고 있다. 취업유발계수가 21.7명(2013년 기준)으로 전 산업 평균 12.6명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OE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5~2015년 중간 수준의 기술을 요하는 직업군이 대부분 일자리가 크게 줄었지만 호텔과 레스토랑 등 관광 관련 분야는 오히려 빠르게 성장해 고용 증가율이 해당 기간 동안 45% 가까이 증가했다. OECD 국가 대부분이 신규 일자리 확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 고조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것이다.
관광산업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때도 최적의 산업군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관광 상품 중에는 자연환경·문화유적·전통문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관광테마들 대부분은 산업 거점 지역 이외의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광산업은 산업 발달의 수혜를 제대로 받지 못한 지역주민들에게도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산간벽지·도서지역 등에도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사실 관광산업뿐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관광산업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형 산업이자 고부가가치형 산업이며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산업군이다. 이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당면과제로는 신규 일자리 창출, 신성장동력 확보, 지역균형발전 등을 꼽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관광산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