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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생산 전과정 ICT 접목해야 4차산업혁명시대서 생존"

스마트인력 양성 등 대전환기에 도태되지 않도록 기업들 적극 지원

4차산업혁명 추진단 신설...그동안 미흡했던 정책기능 강화에도 주력

에듀테크 기업들 잠재적 경쟁자로 삼고 교육사업 혁신 모색해 나갈 것

노규성 KPC 회장.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모든 제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한다. 과거 산업혁명 때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더 빠른 속도로 생산성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발(發) 생산성 혁신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설계·개발에서부터 제조, 유통·물류 등 생산의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스마트공장을 산업현장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산업발전법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생산성본부의 역할이 그래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담=이규진 성장기업부장 sky@sedaily.com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빌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노규성(61) 한국생산성본부(KPC)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곧 ‘생산성 빅뱅’이며 기존의 생산방식과 패러다임으로는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성본부가 제2의 창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생산성 혁신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2월14일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ICT 정책 전문가다. 현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노 회장은 “초연결·초지능화를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국내에 잘 뿌리내리려면 산업현장에 ICT가 잘 접목돼야 한다”면서 “ICT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정책 경험과 노하우를 현장에 잘 적용해 우리 기업들이 4차산업의 대전환기에 도태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KPC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생산성 향상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정책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운영 기조를 밝혔다. 이를 위해 KPC는 3월 말 회장 직속기구로 4차산업혁명추진단을 신설했다. 추진단은 △스마트산업 △스마트공장 △스마트 도시재생 △스마트비즈니스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본부 외부에는 정만기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이승희 금오공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생산성 패러다임을 비롯한 정책과제들을 발굴하도록 했다. 노 회장은 “그동안 KPC가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 제시와 해결책 마련 등의 역할이 다소 미흡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게 KPC의 정책기능을 강화해 역할을 재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1.8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28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의 생산성이 정체 또는 하락하고 있는 점이다. 노 회장은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심화하고 있고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51%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비교적 낮은 노동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충해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생산성 혁신의 필요성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생산성 향상이 혁신성장, 나아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면에서 노 회장은 생산성 혁신과 4차 산업혁명 간 전략적 연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4차 산업혁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를 활용한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기반 국가인 만큼 스마트 인더스트리를 적극적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노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성 향상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류의 경제, 산업의 역사는 생산성 향상의 역사이기도 하다”면서 “그동안의 산업혁명 과정과 결과를 되돌아보면 항상 생산성 향상을 선도한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리드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성 혁신은 범위·방식·속도 측면에서 기존의 1·2·3차 산업혁명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기존의 노동 등 요소 중심 생산성 향상보다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생산성을 결정짓는 투입·산출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PC는 IoT·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혁신형 생산성 향상’ 방안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PC는 국내 대표적인 컨설팅·교육 전문기관이다. 경영혁신·제조·ICT·고객만족(CS) 등의 분야에서 연간 800여건의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 부문은 공개·맞춤형·스마트러닝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년 연간 1,800여개 과정, 25만명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다. 노 회장은 “교육과 컨설팅 분야는 KPC를 떠받치는 대표적인 수익사업”이라면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검토해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먼저 컨설팅 분야는 선진 컨설팅 기법을 도입해 향후 글로벌 컨설팅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해외시장의 경우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보다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나 기업에 생산성경영체제(PMS)와 같은 생산성 측정지표를 수출하고 컨설팅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술 등을 활용해 신기술 교육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최근 교육 스타트업들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KPC는 그동안 뜨거워지는 솥 안에서 즐겁게 노는 물고기처럼 지낸 것은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에듀테크 기업들을 KPC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삼고 교육사업을 혁신해나갈 것”이라고 복안을 밝혔다.

노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전환 등에 어려움이 큰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KPC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2004년부터 PMS를 개발해 대기업과 공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에도 보급하고 있다. PMS는 기업의 생산성경영체제 수준을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인증제도다. 2016년 말 기준 2,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KPC는 기존의 대기업과 1차 협력사 중심의 동반성장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산업혁신운동’에도 주요 방법론으로 활용되는 ‘한국형제조혁신방법론(KPS)’을 보급하고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노 회장은 “패러다임 전환기인 지금이 우리 중소기업·서비스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KPC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 우리 중소기업까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현 지원체제를 보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향후 지원 방향을 밝혔다.

■He is…

△1957년 전북 남원 △1984년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졸업 △1995년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 박사 △1986년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연구원 △1987년 한국신용평가 팀장 △1993년 한국미래경영연구소 본부장 △1997년~ 선문대 경영학부 교수 △2003년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 △2005년 행정자치부 정부혁신관리위원회 위원 △2006년 정부업무평가실무위원회 위원 △2015년 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 위원장 △2017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 △2017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2018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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