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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美생산공장 가보니] "순환배치로 생산성·직원 건강 다 잡았죠"

"반복적 업무 특정근육에 무리"

전체 공정 이해도 올라 품질↑

순환배치 거부 국내와 대조적

360도 회전가능한 의자서 작업

인간 중심의 생산설비도 눈길

미국 스파르탄버그 BMW 공장 조립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차체에 엔진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BMW그룹코리아




지난 18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56만㎡의 BMW 최대 생산 기지임에도 밖에서 보면 완성차 공장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새하얀 건물 외벽과 모든 건물과 연결 돼 있는 파이프를 보면 첨단 반도체 공장 같은 인상을 줬다. 조립동 내부로 들어서자 신형 X3와 X4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를 오갔지만 여느 완성차 공장과는 사뭇 달랐다. 도장 공장에서 색을 입힌 차체가 손가락 모양의 ‘핑거’에 실려 들어오고, 각종 로봇들이 문을 차체에서 떼어 내고 선루프와 유리창을 장착하는 모습은 공장 자동화의 전형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하루에 1,400여대의 차량을 만들어 내는 스파르탄버그 공장은 시간당 32대의 차량을 생산한다. 일반 양산차 공장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80% 이상이 주문생산 방식인 점을 고려하면 탁월하다. 비결은 여러 공정 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진 작업자라는 게 BMW측 설명이다. 스티브 윌슨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 매니저는 “1만여명의 근로자들이 10시간 2교대 체제로 근무하고 있다”면서 “근로자 한명 당 하루 평균 2~3개, 한 달 평균 4~6개의 서로 다른 작업을 교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6시30분 출근한 1조 근로자들은 전장 라인에서 2시간30분 일을 하고, 휴식 후에는 엔진 조립 라인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점심 식사 후에는 다시 전장 라인으로 돌아온다.

같은 공장이라고 하더라도 노조가 순환 배치를 거부하는 국내 완성차 공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작업 구조를 짠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큰 목적은 근로자의 건강 때문이다. 윌슨 매니저는 “한 라인에서만 반복적으로 업무를 하다 보면 특정 근육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고 근로자들 스스로도 지루해 진다”면서 “높낮이는 물론 작업 동작이 서로 다른 식으로 순환 배치하는 것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여러 공정을 오가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작업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스파르탄버그공장 내 조립라인은 철저히 30여명으로 구성된 팀 단위로 운영된다. 입사한 근로자는 2주 동안 모든 공정의 작업 방식을 습득하고, 이후에는 생산라인에서 팀장과 숙련된 선배들이 실수를 바로잡아 준다. 윌슨 매니저는 “전체 공정에 대한 근로자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오히려 품질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일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시스템 차원에서 걸러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들이 즐비한 가운데 이뤄지는 각 공정들도 철저히 인간 중심으로 이뤄졌다. 차체 내부에서 각종 전장 장치를 탑재하는 라인 작업자들은 벨트를 따라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라쿠’라는 이름의 이 의자에 앉은 작업자는 차체 앞쪽에 계기판을 설치한 다음, 몸을 빙글 돌려 차체 후반부에 배선을 연결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은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글로벌 생산 거점인 동시에 생산 효율화의 실험장이기도 하다. 두뇌 역할은 미국 클렘슨대학교와 함께 설립한 국제자동차연구센터가 맡고 있다. 클렘슨 대학과 BMW는 ‘인간 중심의 자동차’를 철학으로 스파르탄버그 공장의 생산 설비를 개선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올해 말에는 각 종 센서가 장착된 장갑을 공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작업자가 올바르게 부품을 탑재했는지, 클립이 제대로 맞춰졌는지를 센서가 감지해 불량률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BMW 그룹의 에드 매니저는 “로봇이 잘 할 수 있는 부분과 사람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을 철저히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는 게 BMW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스파르탄버그(미국)=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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