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현재 월화극 ‘너도 인간이니?’가 주춤하고, 수목극 ‘슈츠’가 종영된 가운데 하반기 새로운 소재를 통해 다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 월~일 시청률 싹쓸이...‘드라마 왕국’ 보인다
일주일 내내 지상파 3사 중 매일 아침 가장 크게 웃은 방송사는 KBS였다.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 ‘너도 인간이니’와 수목극 ‘추리의 여왕2’ ‘슈츠’, 주말극 ‘같이 살래요’까지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유일하게 ‘라디오 로맨스’만이 평균 2%대의 아쉬운 성적을 냈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건 ‘우리가 만난 기적’(이하 ‘우만기’)이었다.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의 백미경 작가와 배우 김명민이 의기투합했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8.2%의 시청률로 출발한 ‘우만기’는 회마다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마지막회는 13.1%의 자체 최고 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 가장이 다른 사람과 영혼이 뒤바뀌면서 주변의 따뜻함을 깨닫는다는 판타지 이야기는 중반에 접어들며 ‘삼각관계’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날선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깔끔한 결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목극은 ‘추리의 여왕2’가 물꼬를 텄다. 지난해 최고시청률 11.6%을 기록한 ‘추리의 여왕’은 최강희, 권상우, 김현숙, 박병은이 그대로 시즌2에 출연해 재미를 높였다. 아줌마 유설옥(최강희)과 형사 하완승(권상우)의 ‘썸’이 생활밀착형 추리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어 등장한 ‘슈츠’는 장동건 박형식의 투톱을 앞세워 화제를 모았다.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슈츠’는 브로맨스 뿐만 아니라 진희경, 채정안, 고성희의 워맨스까지 캐릭터의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한국식 정서에 맞춘 법정물로 자리잡은 ‘슈츠’는 10.7%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주말극은 ‘같이 살래요’가 지난 ‘황금빛 내 인생’ 신화를 재현할 조짐이다. 첫 회 23.3%로 출발해 12회 만에 30%대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 17일 방송된 28회가 31.8%까지 치솟으며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작 ‘황금빛 내 인생’이 45.1%로 전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바, ‘같이 살래요’ 역시 그 계보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 KBS 누가 고루하대? 판타지 SF 추리물 법정물까지 ‘장르 다양화’
지난해 ‘청춘물’로 과거의 구태의연한 색깔을 과감히 버리고 산뜻한 분위기를 정착시킨 KBS드라마는 올 상반기 한층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청춘로맨스 ‘라디오 로맨스’, 판타지 ‘우리가 만난 기적’, SF ‘너도 인간이니’, 추리물 ‘추리의 여왕2’, 법정물 ‘슈츠’ 등 각종 장르가 포진돼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라디오 로맨스’는 톱스타와 라디오 서브 작가가 라디오 부스에서 펼치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깨웠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으로 따스한 힐링을 선사하기도 했다.
‘추리의 여왕2’는 전문 탐정이 아닌 ‘아줌마 탐정’을 등장시켜 ‘친숙한 추리물’을 완성했다. 지난 시즌이 추리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두 주인공간의 로맨스까지 병행해 풍성한 구조를 갖췄다.
SF 장르인 ‘너도 인간이니’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우리들에게 ‘인간다운 행동으로 살고 있는지’ 철학적인 고찰을 하게 만든다. 중간중간 CG처리로 근미래의 시각적 다채로움도 전하고 있다.
▲ 형태도 다양화...시즌제 ‘추리의 여왕2’, 사전제작 ‘너도 인간이니’
상반기 KBS 드라마는 장르뿐만 아니라 형태적인 면에서도 다각적인 시도를 꾀했다. ‘추리의 여왕’은 지상파 최초로 배우, 작가, 제작진이 시즌2에 참여한 시즌제 드라마였다. 케이블, 종편에만 국한됐던 시즌제의 도입으로, 향후 지상파 드라마들에서도 시즌제 제작이 늘어날 가능성이 열렸다.
사전제작 드라마로는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너도 인간이니’가 제2의 ‘태양의 후예’를 노려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로봇을 소재로 한 미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촬영 후 후반 CG처리가 불가피한 만큼 사전제작으로 작품성을 높였다.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은 현재의 ‘생방 촬영’과 같은 한국의 드라마 시스템을 탈피해 ‘1%의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기조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드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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