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의류, 가방, 화장품, 문구를 넘어 이제는 안경에 꽂혔다. 과거 ‘시력 교정용’으로만 취급 받던 안경이 팔찌, 반지 등처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30대 후반의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뿔테, 티타늄 등 다양한 소재의 안경테를 겸비하면서 때와 장소에 맞게, 혹은 개성에 맞게 착용하는 게 트렌드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안경 편집숍 ‘메종 드 파피루스’는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메종 드 파피루스에서 가장 고가의 제품은 1,980만 원짜리 일본 브랜드 쿠조의 안경테로 거북이 등껍질로 만들어진 희귀한 소재가 특징이다.
인기 있는 모델은 파피루스 자체 모델인 P0152(38만 원)이며 30만~50만 원대가 가장 잘 팔린다. 한 달에 70~100개 가량의 안경테가 팔리는 가운데 100만 원 이상인 제품들도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소영 롯데백화점 해외명품 바이어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여성들과 다르게 남성들은 구두, 넥타이, 시계, 안경 등 한정된 액세서리 품목으로 멋을 내기 때문에 그러한 품목일수록 희소성 있는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안경 편집숍 ‘콜레트’ 역시 1월부터 7월 9일까지 7.2% 신장했다. 정현진 신세계백화점 MD팀 과장은 “동그란 안경테는 패션 소품의 기능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한층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줘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
안경이 남성들 사이에 명품 백이나 일반 의류보다도 더욱 ‘가심비·나심비(나만의 만족)’를 넘어선 최고의 스몰 럭셔리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인기 브랜드 역시 100만 원 안팎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마이키타, 모스콧, 디올, 린드버그, 크롬하츠, 올리버피플스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키타는 티티늄 소재의 안경 다리로 경량성과 나사가 없는 매끈한 곡선형 디자인이 주류다. 크롬하츠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원형 소재 안경으로 200만 원을 호가한다. 국내에만 수입되는 크롬하츠 ‘부바(Bubba)’는 가격이 100만 원 후반의 고가 임에도 불구하고 30대 후반부터 50대 남성 고객까지 폭 넓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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