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나 미용은 물론 치아 미백과 화상 치료, 피부암 치료까지 플라즈마로 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메디컬 플라즈마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1 기업이 되겠습니다.”
김병철(47·사진) 서린메디케어 대표는 26일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전세계에 플라즈마 기술로 독보적인 업체는 아직 없다”며 “우리나라 기술로 세계일류상품이 된 제품도 많은데 유독 피부과 장비에서는 카피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피부관리 의료기기를 출시한 김 대표는 “우연히 고교 동창 모임에 갔다가 평생 플라즈마 연구를 해온 이춘우(58) 박사를 소개받아 고문으로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플라즈마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
이 회사는 피부 치료 관련 30여개의 특허 및 인증을 보유하고 현재까지 30여종의 플라즈마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미국·일본·영국·독일·스위스 등 세계 30여개국의 병원 등에 플라즈마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34억원, 올해는 1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데 2016년 120만 달러, 지난해 240만 달러, 올해는 500만 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의 야심작은 개인용 피부관리기 ‘플라즈마 샤워’다. 트러블 케어 위주였던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플라즈마 피부 치료를 도입한 청담이지함 피부과와 함께 개발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가정에서도 손쉽게 스킨케어가 가능하다.
특허받은 독자 기술을 적용한 곡면형 세라믹 헤드로 얼굴의 다양한 굴곡에 최적화됐을 뿐만 아니라 리프팅 마사지도 할 수 있다. 플라즈마 BT, 오베큐어, 플라손, 프로페이셜 등 의료기기, 에스테틱 피부관리기 등의 라인업을 폭넓게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향후 치아 미백이나 화상 치료, 피부암 치료 등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이온화된 제4의 물질 상태인 ‘플라즈마’는 오로라나 번개 등 자연 현상에서 쉽게 관측할 수 있는 자연발생 에너지다. 농업이나 바이오, 환경뿐만 아니라 의료나 미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살균력과 재생 능력이 탁월해 10년 전 플라즈마를 이용한 피부 시술이 선보인 유럽에서는 대중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플라즈마’는 피부 표면부터 속피부까지 깊이 전달돼 피부에 유해한 균을 죽이고 건강한 세포를 자극한다. 레이저와 달리 통증이 거의 없고, 민감한 부위에 시술할 수 있으며 피부 트러블을 개선하고 콜라겐 생성을 도와 피부 탄력을 높인다. 피부 재생 효과는 화상 치료나 피부암 치료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렇듯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김 대표가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첫 직장은 택시 이동무선단말기 제조를 하던 업체였다. 처음에는 애프터서비스팀장을 맡아 영업의 최전선에서 뛰었다. 김 대표는 “영업이라는 게 단순히 팔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기술의 특징, 제품의 장점 등을 두루 섭렵해야 제대로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법”이라며 “부산에서 성과가 좋아 서울 본사의 연구팀으로 발령이 났을 정도”라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2012년 7월 남의 사업을 키워줄 게 아니라 내 사업을 하자고 결심하고 ‘투케이코리아’를 창업했다. 첫 제품은 고주파로 지방을 태우는 전신피부관리기인 ‘멀티세이프’였다. 금형 등을 통해 완성한 제품을 갖고 출품했더니 40개 주문이 쏟아졌다. 삼복더위에 아내는 물론 친인척까지 동원해 제품 조립과 스티커 부착, 포장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운명적인 만남이 다가왔다. 선배의 소개로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을 만났고, 김 대표의 가능성을 높게 본 황 회장이 10억원을 투자하며 대주주로 들어온 것이다. 이후 사명도 ‘서린메디케어’로 바꿨다. /화성=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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