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공개한 자료는 7월 8일부터 이번 달 7일까지의 기간 동안 AMI 설치 가구를 조사한 것이다. 조사 기간엔 서울 기준으로 폭염 일수가 23일이나 포함됐다. 이와 반면 정부가 누진제 완화 대책을 발표하며 사용한 데이터는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의 전력 사용량이다. 조사원이 직접 검침을 완료한 전국 400만 가구를 분석하다 보니 조사 기간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폭염 일수는 적게 포함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전력사용량은 큰 차이를 보였다.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줄어들거나 1만원 미만으로 늘어난 가구는 총 49.4%였다. 반면 앞선 정부 발표에선 89%였다.
이에 따라 폭염 일수가 적게 포함된 조사 결과를 가지고 대책을 성급하게 발표하다 보니 충분한 감면 대책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일 대책을 발표하며 각 가정당 평균 1만 원의 절감 혜택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2 만원의 전기요금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전기요금 완화 대책이 늘어난 요금을 절반도 ‘커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산업부는 “가정당 평균 늘어난 전력량은 93KW”라며 “누진 1, 2구간에서 확대된 누진구간 100KW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영유아가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머물고 있지 않더라도 영유아 전기요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산업부는 “산모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아닌 친정 등 거주지 이외 장소에서 산후조리나 육아를 할 경우,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실질적으로 받지 못하는 시행 과정상의 문제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 7일 대책에서 출생한 지 3년 미만인 영유아가 있는 경우 영유아의 주민등록상 거주지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30% 할인한다고 밝혔지만, 주민등록상 거주지 제한으로 인해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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