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국산 수제맥주 키우려면 주세법 개정해야"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관광명소 제주도 이미지 브랜드화

설비투자 더해 연매출 100억 눈앞

청년층 소자본 창업 많은 수제맥주

세율 낮추면 일자리 문제에도 도움

/사진제공=제주맥주




최근 1년여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 가장 자주 언급된 이름이 있다면 아마도 ‘제주맥주’일 것이다. 대기업 맥주가 양분해온 국산 맥주 시장에서 지난해 8월 첫 제품 ‘제주위트에일’을 출시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전국 술집과 편의점·마트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내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가 됐다. 월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해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400%가 늘어났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라 올해 말 기존 생산량의 3배 규모로 양조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대로면 연 매출 100억 원 돌파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같은 제주맥주의 성장은 뜻밖의 행운이라기보다는 ‘준비된 성공’에 가깝다. 2012년부터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는 문혁기(사진) 제주맥주 대표는 “일반 라거맥주가 주류를 이루던 한국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사람들이 자연스레 수제맥주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전략이 국내 관광객이 가장 모이는 ‘제주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문 대표는 “유수 와인 브랜드가 진행하는 ‘와이너리 투어’처럼 제품·브랜드의 철학과 본질이 녹아있는 생산지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면 소비자와 깊이 소통할 수 있겠다고 믿었다”고 기억했다.

과연 전략은 주효했다. 제주도에 300억 원을 투자해 지은 연간 맥즙 생산량 2,000만 리터 규모의 양조장은 유료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월평균 4,000여 명이 오가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물맛 좋은 제주도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브랜드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었다.

사업 초기부터 성장을 고려해 탄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한 것 역시 빠른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됐다. 문 대표는 “첫 제품 출시 때부터 병맥주·캔맥주·생맥주 등 세 종류의 패키징을 다 갖춰 편의점·마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투자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결국 브랜드 경쟁력을 키운 차별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의 다음 목표는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이미 두 번째 맥주인 ‘제주펠롱에일’이 제주에서 출시됐고, 내년 초 전국 유통을 계획 중이다. 글로벌 진출도 착착 진행돼 베트남·홍콩의 경우 구체적인 수출 얘기가 오가고 있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다음 단계 성공을 준비하는 문 대표에게 단 하나 불안 요소는 수입 맥주와의 경쟁이다. 국내에서 제조된 맥주 세금이 수입 맥주보다 2배 가까이 높게 설계된 현 주세법 구조로는 ‘4캔에 만원’ ‘6캔에 만원’ 등 가격을 내세우는 저가 수입맥주와 가격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

문 대표는 “현재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국산 수제맥주 가격이 캔당 3,500~4,000원 정도로 유명 수입맥주보다 비싼데, 국내 기업들은 지나치게 높은 세율 탓에 시도조차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국내 수제맥주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소규모 면허가 현재 100개 이상일 정도로 성장이 가파르고 대다수 종사자가 맥주에 열정을 바친 2030 소자본 창업자”라며 “모든 맥주에 같은 세율을 부과하는 주세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소비자들이 질 높고 값싼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창업·고용 등 일자리 문제도 해결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