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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미래車 핵심’ 승차공유 2040년 3조 달러 전망
소비자 이동 편의성 강화·유연근무 확대 기대 속
차량 운행 되레 늘고 사고책임 불분명 부작용도
택시 반발에 정부도 뒷짐…국내선 5년째 논란만

  • 박동휘 기자
  • 2018-11-12 08:30:54
  • 기획·연재

승차공유, 카카오카풀, 우버, 택시, 스타트업, 타다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때는 2025년. 학교를 마친 서경이가 소형 전기차를 타네요. 그리곤 아빠가 기다리는 할인마트로 갑니다. 저녁에 캠핑을 떠나기로 했거든요. 아빠는 캠핑장에서 먹을 음식들을 잔뜩 사서 때맞춰 도착한 SUV에 싣네요. 엄마는 퇴근하고 캠핑장으로 바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차를 타고 말이지요. 잠깐 서경이네 차는 몇 대인 걸까요? 놀랍게도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뿐이지요. 그날의 일정을 보내면 업체는 사용자의 취향을 고려해 최적의 자동차를 보내 줍니다.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살짝 엿본 미래의 승차공유 서비스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승차공유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2,000억달러(약 220조원), 2040년에는 3조달러(약 3,360조원)로 커진다고 하네요. 지금 해외 관련 기업들도 승승장구하고 있지요. 세계 1·2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모두 승차공유 분야입니다. 미국의 ‘우버’와 중국의 ‘디디추싱’의 몸값(기업가치)은 각각 1,200억달러(약 135조원), 800억달러(약 90조원)로 평가받고 있지요. 현지 시장에서 우버를 제친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등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승차공유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택시보다 저렴하고 편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고, 출퇴근과 심야 시간대에도 택시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기 때문이지요. 또 장기적으론 교통량을 줄여 도심 대기오염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버 기사처럼 승차공유 서비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유연근무가 장점이지요. 전문가들은 승차공유가 단순히 시장 규모가 커지는 차원을 넘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 앤드 컴퍼니’는 2016년 전체 자동차 관련 시장 매출액 규모의 1%에 불과했던 승차공유가 2030년엔 3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지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자동차 소비 행태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트렌드에 올라타려고 합니다.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이런 흐름에서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각종 규제 장벽에다 기득권의 반발로 관련 스타트업들은 출발선 상에 서기조차 어렵지요. 2016년 ‘한국형 우버’를 표방한 ‘풀러스’는 출시 1년반 만에 이용자 수가 350만명을 넘길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그러나 인기도 잠시, 카풀이 허용되는 ‘출퇴근 시간’의 의미를 24시간으로 넓히려다 경찰 조사 등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현대자동차가 한때 투자했을 만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럭시’도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 끝에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되고 맙니다. 심야에 전세버스를 활용해 버스 공유 사업을 추진했던 콜버스랩도 위법 논란에 휩싸이며 전세버스 예약 중개로 사업을 전환했지요. 사실상 토종 승차공유 스타트업 대부분이 고사한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승차공유’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대기업들은 국내를 떠나 해외 스타트업에만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독일?네덜란드?호주 등에서 현지 스타트업과 손잡았지요.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미래기술 기업을 발굴하는 1조 펀드를 조성했는데 첫 투자처로 동남아 ‘그랩’을 선택했습니다. 2013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우버는 불법영업 논란에 관련 서비스를 2년 만에 접었지요.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물론 승차공유 서비스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여러 규제 조치가 도입되고 있지요. 미국 뉴욕시는 우버·리프트의 일상화로 교통 혼잡이 심해지고 수입이 감소한 택시기사의 잇단 자살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에 최근 승차공유 업체의 신규 면허를 1년간 동결했지요. 중국에서는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 여성 승객들이 성폭행 당한 후 피살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디디추싱은 심야 차량 연계 서비스를 중단하고 승객과 기사 간 모든 대화를 녹음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이르렀지요.

모든 시장 참여자가 이익을 보기는커녕 우버 같은 중개 플랫폼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조사에 따르면 우버 등 승차공유 서비스 기사의 수입은 시간당 평균 8.55달러에 그쳤습니다. 뉴욕시 최저 시급인 13달러에도 크게 못 미쳤지요. 뉴욕타임스(NYT)는 ‘소사업가’를 만들어 낼 것이라던 공유경제가 ‘저소득자’만 양산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우버 기사의 지위는 ‘독립사업자’입니다. 당연히 건강보험, 실업급여 등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혜택을 보장받지 못하지요. 게다가 교통사고나 성폭행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플랫폼 기업들은 고용주가 아닌 ‘중개자’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의 배상 요구를 거부하기 일쑤입니다. 이에 독일·스페인·벨기에 등 일부 국가는 우버를 불법 서비스로 규정했습니다. 영국·헝가리·덴마크도 기사 범죄 연루 등 사회적 물의가 잇따르자 규제를 도입했지요.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그러나 이 같은 부작용에도 장기적으로 승차공유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새로운 혁신기업들이 생겨나면서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으니까요. 이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면서도 승차공유 산업을 키우려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주(NSW)는 우버 서비스를 합법화하는 동시에 택시업계의 생존을 위해 우버에 추가 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규제완화로 생기는 이익과 손해를 이해당사자들이 나누며 공존을 추구한 것입니다. 핀란드 역시 우버 서비스를 허용하되 택시면허 총량규제를 폐지하고 택시요금을 자율화했지요.

[그래픽텔링] '카카오 카풀'은 달리고 싶다 (feat.우버 잔혹사)

이처럼 상생 방안을 찾으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우리 정부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승차공유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의 범위, 하루 운행 횟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 없이 5년째 공회전 중입니다. 애가 탄 토종 스타트업들은 우회로를 찾고 있습니다. 법이 허용한 테두리 내에서라도 사업을 해보겠다는 것이지요. 현행법상 렌터카 업체가 기사를 알선해주는 행위는 위법이지만 11~15인승 이상 승합차는 가능합니다. 또 자가용을 가지고 영업하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출퇴근 때 카풀은 가능합니다. ‘타다’라는 서비스는 11인승 이상의 승합차만 이용해서 ‘불법 딱지’를 피했지요. 위츠모빌리티의 ‘어디고’는 운영시간을 퇴근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하네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하는 ‘카카오 카풀’ 출시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편법 영업’에 불과하다며 파업에 나서는 등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버가 5년 뒤 하늘을 나는 택시를 운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는 지금 모빌리티 혁명을 맞고 있는데요. 반면 우리나라는 승차공유라는 미래 산업이 정부의 무책임과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속에 방치돼 있습니다. 부디 앞으로 정부가 혁신성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공존의 해법을 내놓기를 대합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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