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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윤옥영의 해외경매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다이아몬드 펜던트

커다란 물방울 진주에 여왕의 영욕 담겨...3,600만弗 사상최고가
다이아몬드·리본 장식에 세줄짜리 진주 목걸이 걸수 있게
단두대 처형 전 오스트리아 보내...200년만에 경매 나와
지난달 14일 소더비서 추정가 200만弗 대비 18배에 팔려

[머니+ 윤옥영의 해외경매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다이아몬드 펜던트
지난 4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는 약 7,100만 달러에 팔려 아시아에서 거래된 보석 최고가를 기록한 59.60 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핑크 스타(Pink Star)’ /사진출처=소더비

부와 욕망의 역사,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보석은 그 자체의 화려한 세계와 세공의 역사 또한 볼 수 있게 해주는 창(窓)인 동시에 소장자의 취향과 역사를 담고 있는 보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보석감정원인 미국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는 2017년 한해 동안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주얼리(보석) 거래 총액은 약 11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GIA는 두 경매사가 각각 약 5억5,000만 달러씩 기록했고, 최근의 경향은 핑크, 블루 등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와 왕실 소장 이력이 있는 주얼리의 인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향을 보여주듯 지난 4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는 59.60 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핑크 스타Pink Star’가 캐럿 당 약 119만 달러에 해당하는 약 7,100만 달러에 팔리며 아시아에서 거래된 주얼리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낙찰자는 홍콩의 주얼리 소매 업체 주대복(Chow Tai Fook)으로 알려지면서 이 핑크 다이아몬드는 ‘주대복의 핑크스타(The CTF Pink Star)’로 명명됐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스위스의 제네바 소더비에서 부르봉 파르마 왕실 주얼리 경매가 있었는데, 여기에 출품된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18세기 천연 진주와 다이아몬드 펜던트는 3,600만달러에 낙찰되며 진주 품목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머니+ 윤옥영의 해외경매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다이아몬드 펜던트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18세기 천연 진주와 다이아몬드 펜던트가 지난 14일에 스위스 제네바 소더비에 출품돼 3,600만달러에 낙찰됐다. /사진출처=소더비

이 진주 펜던트는 바로크 양식의 물방울 모양 천연 진주에 타원형 다이아몬드와 리본 모양의 장식이 달린 것으로, 진주만으로는 15.90 x 18.35 x 25.85mm 정도의 사이즈다. 크림색이 도는 몸체에 장미빛과 녹색을 약간 띠고 있는 이 천연 진주는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리본 모티브로 마리 앙트와네트의 세 줄짜리 진주 목걸이에 달 수 있게 돼 있다.

[머니+ 윤옥영의 해외경매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다이아몬드 펜던트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와 다이아몬드 펜던트는 세줄짜리 진주목걸이에 매달아 착용할 수 있다. /사진출처=소더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합스부르크 공국을 다스렸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오랜 숙적이었던 프랑스와의 동맹을 위해 14세의 나이에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을 했다. 당시 왕족과 귀족들은 화려한 로코코 문화에 물들어 있었는데 이는 루이 16세 재위에 이르러 재정이 바닥나는데 일조했고, 이러한 재정의 궁핍은 절대 왕정의 위기의 중대한 원인이 됐다. 루이 16세는 검소했지만 사교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었던 앙투아네트는 파티와 무도회를 즐겼고 평소 복장과 머리 손질에 관심이 많아 패션과 유행을 선도했다. 그러나 재정이 궁핍해지자 왕비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부르봉 왕가의 치세 말기를 상징하는 스캔들인 일명 ‘목걸이 사건’이 발생하며 그녀에 대한 민중의 불신은 한층 심해졌다. 훗날 사기극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으로 그녀를 향한 증오가 커져 결국 1789년 일어난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녀는 1793년 루이 16세의 뒤를 이어 37세의 나이로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는 이렇게 프랑스 대혁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이 위태로움을 느낀 그녀는 아끼는 보석들을 외국으로 보내는데 그중 하나가 이 커다란 눈물방울 형태의 천연 진주 펜던트였다. 브뤼셀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조카인 오스트리아 황제에게 전달되고, 오스트리아에서 그녀의 딸 마리 테레즈에게 전해진다. 자식이 없었던 마리 테레즈는 입양한 딸과 조카에게 이 보석들을 상속했고, 이후 앙투아네트의 시댁인 부르봉 왕가의 분가로 파르마 공국을 통치한 부르봉 파르마 가문에서 소장하게 되면서 그간 대중에 공개되지 않다가 약 200년이 지나 경매에 나온 것이다.

드라마 같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튀어나온 이 놀라운 보석은 약 100만~200만달러였던 추정가를 훌쩍 넘겨 3,600만달러에 팔리면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매에 나온 왕실 소장품 100점은 모든 품목이 다 팔리는 화이트글러브 세일(White Glove sale)을 기록했고 낙찰 총액은 경매 전 추정가의 7배를 훌쩍 뛰어넘는 5,300만달러로 왕실 보석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또한 전설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소장하던 까르띠에의 50.60캐럿 천연진주 펜던트 목걸이 ‘라 페레그리나(LA Peregrina)’가 2011년 뉴욕 크리스티에서 기록한 1,180달러를 세 배 가까이 경신한 진주 최고가 거래 기록이기도 했다.

[머니+ 윤옥영의 해외경매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진주·다이아몬드 펜던트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소장하던 까르띠에의 50.60캐럿 천연진주 펜던트 목걸이 ‘라 페레그리나(LA Peregrina)‘. 2011년 뉴욕 크리스티에서 1,180달러에 팔렸다. /사진출처=크리스티

태생부터 우아한 빛을 품은 진주의 전성기는 르네상스 시대로, 바로크 진주로 불리는 형태가 불규칙한 진주 모양을 그대로 살려 만든 놀라운 보석들이 이때 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18세기 왕실에서는 당시 권력과 부의 피라미드의 꼭짓점에 있음을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가지고 있는 진주의 숫자가 보여주었다. 미키모토(Mikimoto)가 양식진주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20세기 전까지 진주는 모두 천연 진주였는데, 수확하기가 어렵고 위험해서 매우 귀했다. 그러다가 18세기 이후로 전세가 역전된다. 다이아몬드 커팅 기술이 나와 발전하면서 그 화려하고 눈부신 빛이 진주의 은은함을 가리고 눈을 현혹시켜 진주가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보석을 사랑했던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주는 18세기의 영광을 간직한 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아 소장가들을 사로잡으며 더욱 보석같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옥션(063170) 국제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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