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전쟁 지원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결의안도 처리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두 건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카슈끄지 피살에 대해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사우디 전쟁 지원 중단 결의안은 찬성 56명, 반대 41명으로 가결됐다.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미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최소한 음모(plot)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를 신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성명에서 “왕세자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어떤 경우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고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내전과 관련한 사우디 지원 중단 권고 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백악관에 대한 실망감 탓에 여당인 공화당 의원 일부가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예멘 내전에서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주도의 아랍동맹국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상원을 통과한 결의안을 하원에서는 검토해 처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통신은 전망했다. 양원제인 미 의회에서는 법안과 결의안이 가결 효력을 얻으려면 동일한 내용으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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