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의 노스홀. 차에 운전대가 없고 2인용 좌석이 마주 보고 있다. 바닥은 나무로 장식돼 작은 거실에 와 있는 듯하다. 중앙에 있는 테이블 스크린에 제안서 검토, 회의시간 등 업무와 관련된 큰 아이콘이 뜬다. 앉은 자리에서 허공에 손으로 아이콘 쪽을 누르자 바로 일과가 나온다. 전면에 있는 얼굴인식센서는 탑승한 사람의 감정을 읽고 조명을 조절한다.
기아자동차는 8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19’에서 선보인 미래 자동차 ‘콕핏’은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 세계 최초로 공개한 이 시스템은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리드)’으로 차와 인간이 하나의 공간이 돼 감정까지 공유하는 기술이다. 기아차(000270)는 이번 CES에서 운전자의 오감을 자동차가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이 기술을 선보였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자율주행시대에서 차는 이제 운전석에 앉은 인간의 감정까지도 읽어야 한다”며 “차에 앉은 사람이 어떻게 가장 편한 시간을 보낼지에 대한 고민을 기술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감성주행’ 시대를 열겠다는 말이다. 기아차가 선보인 기술은 대시보드에 위치한 센서가 운전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감정 정보를 분석하고 심전도 센서가 심장 박동수와 피부 전도율을 비롯한 생체 정보도 파악한다. 차는 인공지능(AI)으로 운전자의 감정을 알아채고 오디오와 조명 등을 스스로 조절한다. 비어만 사장은 “리드 시스템은 최첨단 차량 제어 기술과 AI 기반 감정 지능이 융합된 결과물로 실내 공간에서의 상호 작용이 화두가 될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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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012330)도 CES에 전시한 허공을 터치해 음악을 틀고 일정을 보는 미래 차 공간을 공개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이 가상 공간에 뜬 스크린을 터치하는 것과 같다. 가상공간을 터치하자 전면과 양옆 유리가 하나의 화면으로 연결돼 마치 거대한 영화관으로 변한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레벨 4(완전 자율주행 수준) 단계의 미래 차 ‘엠비전(M,VISION)’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AI 비서가 있는 미래 차 공간 ‘마야’와 함께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AR) 기술을 내비게이션에 적용한 제네시스 G80을 CES에서 선보였다. 스위스 업체 웨이레이가 현대차(005380)와 협업해 공개한 이 기술은 도로 위의 상황과 방향 등 다양한 정보가 3차원(3D) 홀로그램으로 운전자의 앞창에 표시되는 기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업체들이 지난해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뽐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멀다”며 “이번 행사에서는 실제 사람들이 미래 차에서 느낄 수 있는 기술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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