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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다시 불지핀 文

"투기자본에 무방비...득보다 실"

재계·野 반발 거세 여전히 험로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다시 불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와 야당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자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득보다 실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어 국회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불공정을 시정하고 공정경제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하고, 상법 등 관련 법안의 개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며 “공정경제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공감대를 이루고도 입법논의가 지지부진한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상법 등의 개정을 통해 불공정을 시정하고 공정경제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주주권익 강화를 위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제민주화의 미명 아래 상법 개정안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난 2017년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국회 차원의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기업경영권을 견제하려는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면 경영권 보호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독려하고 나서면서 여당도 관련 입법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법 개정안의 이해당사자인 재계의 거센 반발은 변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초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외 투기자본이 이사회에 진출해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부당한 이득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변질하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기업 자율과 시장에 맡기는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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